1000명의 사연이 내려앉은 1000개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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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떠나요-낙천아홉굿마을

제주시 한경면 중산간에 위치한 ‘낙천리 아홉굿마을’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아홉굿’은 300년 전 마을에 대장간이 성행하면서 흙을 캐다보니 9개의 굿이 연못으로 변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굿은 구덩이의 제주사투리다.

89가구, 208명이 옹기종기 살던 낙천리는 2003년 농촌체험마을에 이어 2010년 주민들의 주도로 ‘낙천아홉굿마을 영농법인’을 설립했다.

테마마을 운영 첫 해 방문객은 2만6375명으로 체험과 민박, 농산물 및 음식 판매로 벌어들인 소득은 2억4330만원에 달했다.

전국 각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관광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있다. 지난 5월 예능프로인 ‘1박 2일’ 팀이 이곳에서 촬영을 하면서 아홉굿마을은 대박을 터뜨렸다.

이곳에선 계절에 따라 주민들과 함께 감귤·토마토·파프리카 수확 등 다양한 농사체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보리빵과 보리수제비를 직접 만들어 보고 점심까지 해결하면서 각급 학교에서 예약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음식 만들기 체험은 부녀회가, 연못 낚시 체험은 청년회 회원들이 출동해 도움을 주고 있다.

하루 100명이 숙박할 수 있는 노인복지회관과 마을회관은 아담한 건물로 지어졌고, 침구류를 제공한다. 또한 캠핑장도 조성해 텐트 장비를 대여해 주고 직접 설치할 수도 있다.

아홉굿마을의 하이라이트는 1000개의 의자다.

당초 마을 곳곳에 의자를 놓아 방문객들이 쉴 수 있도록 했으나 분실이 잦아지면서 한 곳으로 모아 놓아 지금은 ‘의자 마을’로 불리고 있다.

2009년 인터넷을 통해 의자에 닉네임(애칭)을 붙여 달라고 공모한 결과, 3000명이 응모해 1000명이 최종 선정됐다.

의자 공원 선포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참석해 ‘나는 의자다 아무나 앉아도 기분이 좋다’며 자신의 의자에 애칭을 붙이기도 했다.

당시 애칭을 붙여 준 100여 명을 선포식에 초청했는데 이들 가운데 젊은 남녀 2명이 아홉굿마을에서 눈이 맞아 1년 후 백년가약을 맺어 화제를 낳기도 했다.

특히 넓이 6.4m, 높이 13.8m 걸리버 의자는 이 마을의 상징이 됐고, 24시간 개방돼 있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최근엔 락(樂)센터를 개관해 관광객은 물론 학생들이 세미나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아홉굿마을은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제1회 대한민국 농어촌 마을 대상’에서 상을 받았으며,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가보고 싶은 100대 마을’에 뽑히기도 했다. 또 농협으로부터 ‘팜스테이’ 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문영웅 낙천리장은 “제주도민들도 1% 밖에 모르던 중산간 마을이 지금은 전국 1%의 인지도를 얻고 있다”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뜻을 모은 결과, 잘 살고 풍요로운 테마마을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은 6000원, 숙박비는 1만원이다.

문의 낙천아홉굿마을 773-1946.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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