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도 올림픽 같은 재미와 감동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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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밤잠을 설치고 지친 국민들을 잠시나마 위로해 주는 것이 있다면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이다.

스포츠 게임이 주는 묘미가 그렇듯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선수들의 공정 경쟁 과정을 담은 각본 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렇다.

한 때는 메달의 색깔에 차별을 두고 결과물에 집착하던 시절이 있었다. 올림픽의 성과가 정치의 성과물이라 홍보하고 선전하던 때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은 올림픽을 위해 4년간 흘렸던 선수들의 피와 땀의 소중함을 알고 메달의 색깔이나 승패에 관계 없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만으로도 감동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국민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얼마 전 런던 올림픽에서 수영의 박태환과 유도의 조준호, 펜싱의 신아람의 경기 때 심판의 오심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을 오심의 희생자로 여기지 않고 승리자로 기억하고 자랑스러워할 줄 안다.

올림픽 역시 변화하는 세계의 흐름에 맞춰 변화해 왔다. 쿠베르탱이 기대했던 순수한 아마추어 정신에서 벗어나서, 프로 선수도 참가할 수 있게 됐고 대중매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올림픽의 상업화와 기업 후원을 놓고도 논란이 생겨났다.

올림픽을 치르며 발생한 보이콧, 도핑, 심판 매수, 테러와 같은 수많은 일들은 올림픽이 더욱 굳건히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올림픽은 국가간 경쟁이다 보니 폭탄 없는 전쟁터도 되지만 선수들이 주는 스토리가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뜨거운 올 여름 정치판에도 경쟁이 한창이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후보 선출을 위해 전국을 돌며 경선을 하고 있지만 그 곳에는 어떤 감동과 재미가 없다. 정치판에는 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경쟁에 나선 후보들이 공정한 룰에 따라 진정성을 담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여지지 않고 그저 하나의 이벤트성 행사이거나 짜여진 연출에 따라 움직이는 광대로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경선 룰 때문에 일부가 아예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고 박근혜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눈에 뻔한 결과가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역시 여러 명의 후보가 경쟁에 나섰지만 당 밖의 안철수에 비해 경쟁력이 낮아 결국은 안철수가 야당 진영의 후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높아 흥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상황은 더욱 가관이다.

비례대표 의원 후보 선출과정에서 불거진 선거조작과 부정이 이미 국민들에게 까발려진 상황에서도 이를 해결할 아무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12월에 치러질 우리나라의 대선이 올림픽과 같은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역대 대선이 그렇듯이 스포츠와 같은 각본 없는 드라마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뻔한 대선 정책공약에 승부를 걸겠다고 한다면 재미와 감동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보수가 대북문제나 노동·세금문제에 대한 과감한 진보정책으로, 진보가 자본과 성장에 대한 깜짝 놀랄 보수정책으로 승부수를 둔다면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는데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본은 역사를 마주하는 후보자의 진정성이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가 국민들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감동의 정치가 전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러 해 동안 누적된 대북문제와 양극화 문제, 고용문제, 복지문제, 부동산 문제, 교육문제 저출산문제 등이 이번 대선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국민들의 에너지를 한데 모으는 대통합의 장이 마련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강영진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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