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벙커'에 빠진 제주 골프장...'파라다이스' 꿈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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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제주 골프산업 돌파구는 없나...최악의 경영난 심화로 대란 우려
골프의 파라다이스를 꿈꿔오던 제주의 골프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골프장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 잇따라 개장하면서 지리적 접근성에서 밀린 도내 골프장들이 최악의 경영난이라는 ‘벙커’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골프장은 그동안 천혜의 자연환경과 종합 관광지라는 매력에다 사계절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기후 조건과 골프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양적 팽창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도내에만 40개소에 이르는 골프장 과포화 우려가 현실화된데다 당초 전망과 달리 골프 수요 증가세도 한계점에 이르면서 제주의 골프 파라다이스 청사진도 ‘장밋빛’으로 빛바래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제주 골프산업의 위기가 현재진행형인데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데 있다. 업계에서는 생존 전략 차원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안정적인 수요 창출을 위한 차별화된 메리트 보완 및 지원방안이 시급해지고 있다.

▲벙커에 빠진 골프장=제주특별자치도와 골프장경영협회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 인허가 승인을 받은 회원제·대중제 골프장은 40곳으로, 현재 29곳이 영업하고 있다. 최근 5년 새 신규 골프장이 갑절 이상 늘었지만 전체 내장객 수는 뒷걸음질치면서 경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도내 골프장 내장객수는 2009년만 해도 202만명으로, 200만명 시대를 열었으나 2010년 180만명, 지난해 179만여 명 등으로 줄어들면서 ‘골프 천국’이라는 타이틀을 무색케 하고 있다.

올 7월말까지 내장객 수 역시 101만여 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3% 증가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내 골프장 내장객수는 전국 9개 도에서 경기(1018만명), 경남(319만명), 경북(311만명), 강원(223만명), 전남(217만명) 등에 이어 6번째 많은 수준에 불과하다.

골프장 면허 대비 홀당 내장객에 있어서는 제주(726홀)가 2474명으로, 전국평균 3559명을 크게 밑돌며 가장 낮았다.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도내 골프장의 현실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골프장 경영 대란 오나=경영난 악화에 따른 골프장 업계의 이상징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주도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영업 중인 골프장 가운데 5곳이 지방세 총 55억원을 체납하면서 부동산을 압류당한 상황이다.

또 A업체는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가 하면 B업체는 공매 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위탁 관리하고 있으며 임금 체불 골프장까지 늘어나는 등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몇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업체가 적자 경영에 홍역을 앓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도내 골프장의 경영 악화 도화선은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신설 골프장이 급증, 과당 출혈 경쟁도 심화된데서 비롯됐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중인 골프장은 410곳으로, 경기도(138곳)와 강원(48곳), 경북(42곳) 등에 밀집되면서 수도권 일대의 골프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제주로서는 개별소비제 면제에 따른 가격 메리트를 앞세워 국내 골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나 항공편 이용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가격 메리트도 동남아 관광지에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말 그대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전국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방침을 세우면서 경영 악화가 심화, 자칫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돌파구 찾아야 산다=도내 골프장 업계에서는 최근의 경영 악화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낮은 객단가에 비해 높은 관리 유지 비용, 덤핑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운영비 부족에 따른 골프상품 질 저하 등 구조적인 악순환이 되풀이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마땅한 생존전략을 찾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푸념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회생 키워드는 ‘수요 창출’에 달렸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업계에서 중국인 골퍼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업체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며 업게의 자구책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과잉 공급으로 인한 경영난 속에서 이제는 제주 골프장이 내세울 수 있는 메리트를 잃었다는 게 문제”라며 “적어도 업계의 수요 창출 등의 자구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제계 일각에서는 골프장 경영 악화에 따른 지역경제 파장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업계와 행정 등이 시급히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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