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民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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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말은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10년을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한 번 핀 꽃은 열흘을 가지 않는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란 말도 있다.

어제(23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새 대통령 당선자를 맞이한 박지원 비서실장은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이 말을 이렇게 해석했었다.
‘권력이 10년은 간다.’

그때는 누가보아도 민심이 떠난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할 때였으니까, 그의 말이 이상하고 괴이하게 들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무현 후보를 내세우고 드디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이제 ‘말’도 많았던 ‘말’띠 2002년이 가고 있다.
2002년 한 해 동안은 정말 바람도 많았다.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대통령선거로 한 해 내내 선거바람에 그 무슨 무슨 ‘풍(風)’이 왜 그리 많았는지, 나라가 온통 ‘풍’인 것 같았다.

그래서 세간에 지난날 성철스님의 법어가 많이 이야기된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자기를 봅시다, 자기가 본래 부처입니다’, ‘천지는 한 뿌리요, 만물은 한 몸이라, 일체가 부처님이요, 부처님이 일체이니 모두가 평등하며 낱낱이 장엄합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평등한 존재이고 고귀한 인권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리라.

▲2003년의 화두는 무엇일까. 아마도 ‘민심(民心)’이 아닐까.
왜냐하면 민심에서 정치의 줄기를 찾는 것이 오랜 역사가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어낸 값진 진리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때 민심정치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원익(李元翼)이 이식(李植)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령 두 사람이 술에 취하여 서로 붙들고 때리고 욕하며 언덕 밑으로 굴러 싸운다 하자. 한 사람이 언덕 위에 서서 말로 타일러 말리다가 취한 사람들이 듣지 않자 직접 달려가 싸움을 말리다가 한데 섞여 밀고 당기면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겠는가.”

민심이란 직접 싸움에 끼게 되면 절대로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음을 충고하는 말이다.

▲민주정치란 바로 민심에 뿌리를 둔 정치인 데도 그 정치의 방편인 정당제도 때문에 자칫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워 민심을 등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12.19 대선의 결과를 정치인들이 바로 보아야 할 것이 바로 이 점이다.
대선의 결과는 여야 모두가 패배했다.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워 싸우다보니 국민의 마음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고 민심이 어떻게 수렴되는가 민심들은 매캐해진 눈매로 정치권을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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