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사회적 기업
힘내라! 사회적 기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사회적 기업은 새로운 자본주의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7월 국내에서 열린 ‘아시아 사회적 기업 공동포럼’에서 공정무역과 사회적 기업 전문가인 알렉스 니콜스 영국 옥스퍼드대학 교수가 강조한 말입니다.

그는 자유시장 실패와 정부 개입 한계, 기업의 경제적 탐욕 등으로 무너진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치유할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을 지목했습니다.

최근의 시대적 화두인 ‘힐링(healing·치유)’을 갖다 붙인다면 자본주의의 곪은 상처를 닦아내고 새 살을 돋게 할 처방책이 사회적 기업인 셈입니다.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도 이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사회적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인 ‘더불어 나누는 공동체 경제’는 이윤 추구에만 매몰된 자본주의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사회적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본래 다른 사람에서 피해를 주지 않는 자유로움 속에서 이익 추구를 인정하는 자본주의 정신은 사회적 기업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하지만 자금력을 앞세워 온갖 편법을 동원해 ‘개미’ 자금을 먹어 치우며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천민 자본주의는 결국 공동체 사회를 붕괴시키고 양극화 등의 부작용만 양산하는 ‘킬링 시스템(killing system)’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세계 경제를 뒤흔든 금융 위기도,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골목상권의 생존 위기도 그 끝없는 천민 자본주의의 탐욕으로 인해 빚어진 깊은 상처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경제 민주화'가 핵심 의제로 부각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적 기업을 굳이 분류하자면 ‘비주류’에 포함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류 기업들이 양지에서 외면하는 부분을 음지에서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회적 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미안함 속에서도 그들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주제넘게 ‘자생 경영 기반을 갖출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도내에서도 사회적 기업이 많아지고 있고 담론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입니다. 문제는 사회적 기업의 경영 여건이 생각보다 더욱 어렵고 한계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무한 경쟁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난관이 많지만 사회적 기업의 출발점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름 아닌 더불어 일하고 나누는 ‘공유와 연대’, ‘가치의 소비 확대’입니다.

‘공유와 연대’, ‘가치의 소비 확대’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가야 합니다. 이는 무엇보다 중요한 수요 창출을 위한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꾸준히 팔리고 소비 영역을 확대할수록 가치의 소비는 더욱 확산되고 다시 수요를 재생산하는 선순환 경제구조의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을 테니까요.

공유와 연대는 사회적 기업만의 몫이 아니라 같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과 단체, 소비자 등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함께 만들어야 할 공동체 네트워크입니다. 어렵지만 함께 모여 공동 매장 등의 유통망을 만들어내고 지속가능한 가치의 소비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도민과 지역사회의 관심입니다. 사회적 기업이 제 역할에 충실하고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도록 후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에 몸담고 있는 모든 분들은 힘내십시요. 당신들의 열정이 있는 한 자본주의 경제는 ‘악마의 맷돌’은 되지 않을 테니까요. <경제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