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며느리가 아니라 나와 남편에게 올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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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송도순씨, '쿨한 시어머니' 주제 강연...""두고 보지 말고, 궁금해 하지 말고, 나를 따르라고 하지 말아라"

▲ 송도순씨.
“아들은 며느리의 남편이다. 그 끈을 놓지 않으면 계속 뒤틀린다. 나 자신을 사랑해라. 아들 며느리가 아니라 나와 남편에게 올인해야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이사장 변정일)가 주최하고 제주일보(회장 김대성·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장)와 KCTV 제주방송(사장 김귀진),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장만기)이 공동 주관하고 국토해양부가 후원하는 ‘2012년도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23강좌가 지난 19일 제주시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JDC 본사 4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국민 맏언니’ 성우 송도순씨는 ‘쿨한 시어머니’라는 주제를 통해 자신감의 중요성과 쿨한 시어머니가 되는 방법에 대해 열띤 강연을 펼쳤다.

 

다음은 강연 요지

 

▲‘솔’음으로 얘기해라=저는 말하는 사람이다. 저보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말을 잘해’라고 한다. 사람이 짐승하고 다른 점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게 음과 소리로 전달하는 것이다.


대학 연극영화과에 아주 예쁜 학생들이 온다. 하지만 말을 잘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왜 말을 못할까. 요즘 어머니들이 너무 똑똑해서 아이들이 말하기 전에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아이는 선택만 하게 되고, 자신의 가슴을 보여주는 표현을 하지 못하게 됐다.


말은 마음이다. 눈을 감고는 말이 안 된다. 진심으로 내 진실을 말하는 것이 말을 잘하는 방법이다.


잘난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고 싶어서 알아듣지 못할 말만 한다. 그것은 말이 아니다. 말은 아이에게, 학생에게, 할머니에게 맞게 해야 한다.


‘도레미파솔라시도’ 중에서 가장 듣기 좋은 음은 ‘솔’이다. 누가 들어도 참 편하고, 맑고, 명랑한 느낌을 준다. ‘라’는 버겁고, ‘레’는 답답한 느낌이다. 얘기할 때 속으로 ‘솔’하고 하면 분위기 좋아진다. 그러면 제주도가 경쾌해 질 것이다.


저는 우리 집에서 늦게 태어났는데 공부를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많이 박수를 쳐주시고 항상 칭찬해 주셨다. 그래서 ‘말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상상한 것을 말하게 되고 더 감격스럽게 말하려고 연습하고 노력했던 것 같다.

 

▲자신감이 중요하다=아이들에게 ‘특기 특기 공부 공부’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기가 뭘 잘 할 수 있느냐를 찾아주는 게 부모이고 선생님이다. 아이들에게는 누구나 특기가 있다. 아무리 무능한 사람도 잘하는 것이 있다. 그 재능을 개발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인연이다.


피천득 선생은 ‘인연과 오해를 푸는 게 인생’이라고 했다. 인연이 있으면 악연이 있고, 오해가 있으면 이해가 있다. 인연과 이해는 눈을 뜨지만 악연을 만나고 오해하면 눈을 감는다. 눈을 뜨고 살아야 한다. 눈이 마음이다.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아버지를 잘 만났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힘인 것 같다. 부모의 역할은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우리가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자신감을 주는 것이다. 칭찬은 돈이 안든다.


저희 아버지는 굉장히 칭찬을 많이 하셨다. 아버지는 한 번도 시험 점수로 야단쳐 본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막연한 희망과 꿈을 갖게 됐다. 이것이 나를 좌절하지 않게 만들어 준 것 같다.


한번은 아버지에게 성형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아버지께서 “진주가 어디 있니, 조개 속에 있지. 너를 아무나 알아보면 안돼”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빛이 오더라.


남학생과 데이트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 큰 별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말도 안되는 나만의 자만심일 수도 있지만 저는 행복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반듯한 여자가 돼 있더라.


우리가 젊은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박수를 쳐주고, 칭찬해 주는 것이다.

 

▲쿨한 시어머니=솔직히 시어머니가 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아들이 둘인데 큰 아이는 탤런트다. 어느 날 큰 아들이 결혼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때 아들이 ‘서른 두 살이에요’라고 해서 또 놀랐다. 제가 아들을 낳아서 뭘 했는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눈물만 났다.


정말 새벽에 나가서 밤까지 녹음만 하고 다녔다. 교통방송을 10여 년 했는데 휴가를 세 번만 갔다. 내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다. 내 자신이 불쌍하더라. 며칠 동안 멍한 상태였다.


아들이 결혼한다면서 핫팬츠를 입고 배꼽을 다 내놓은 애를 데려왔는데 겁이 덜컥 났다. 마침 백화점 티켓 100만원이 있었는데 그 티켓을 주면서 더 놀다 오라고 했다. 아예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결국 결혼했는데 아무 것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았다. 대신 며느리에게 차 한 대를 사줬다. 차 값을 갚느라 3년 동안 할부를 냈다.


쿨한 시어머니가 되기 위해서 첫 번째 두고 보지 말아야 한다. 며느리가 물을 들고 가다가 흘리면 어떻게 하나 두고 본다. 사과를 깎고 우리 먼저 주고 가나하고 두고 본다. 이렇게 두고 봐서는 안된다.


두고 보면 애가 타는 건 결국 나다. 애가 타면 후져진다. 재수 없는 할머니가 되지 않기 위해 무심한 척 해라.


두 번째는 궁금해 하지 말아야 한다. 끄집어 내지 말고, 궁금해서 물어보지도 말아라. 알려고 하지 말아라. 나는 아직도 며느리의 아버지가 어느 학교를 나왔는 지, 무엇을 하시는 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는 나를 따르라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며느리에 대한 꿈을 꾸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며느리에 대한 꿈을 꾼다. 딸이 하듯이 며느리가 해주길 바란다. 나도 하지 못하는 며느리 상을 며느리에게 요구해서는 안된다.


며느리하고 살 때는 궁금해 하지 말고, 두고 보지 말고, 나를 따르라는 말을 하지 말아라. 쿨한 것이 아니라 쿨한 척 하는 것이다. 쿨한 척 하는 시어머니 시아버지 클럽을 만들어 보자.

 

▲자신과 남편에게 올인해라=나 자신을 사랑해라. 아들은 며느리의 남편이다. 그 끈을 놓지 못하기 때문에 며느리와 계속 뒤틀리는 것이다. 결국은 며느리와 멀어지고 상처는 시어머니가 받는다.


늙으면 상처가 곪고, 흉터가 된다. 흉터는 오래 가면 장애가 된다. 그냥 놔라. ‘너는 너고 나는 나다’라고 생각해라. 대신 남편하고 살아라.


하지만 남편에게 꿈을 꿔서는 안되다. 옆에 있는 남편을 보면서 장동건을 꿈꾸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남편에게 맞춰라. 아들 며느리가 아니라 남편에게 올인해라.


아들에게 올인해서 될 일이 없다. 아들에게 올인해 봐야 돈들 일 밖에 없다. 아들에게는 주고만 싶다. 그 방향을 남편에게 틀어라. 그것도 연습을 해야 한다. 작은 것부터 내 남편에게 틀어야 인생도 편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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