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끌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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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한 해의 끝자락인 12월은 아쉬움과 희망이 교차하는 달이다.

사업가, 직장인, 주부, 학생 등 모두가 한 해를 보내는 것을 아쉬워하며 새해의 희망을 계획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업가의 경우 올 한 해 사업 실적 등을 파악.분석하고 내년에는 더 확실한 사업 실적을 올리려는 희망찬 계획을 세울 것이고, 직장인들은 자기 계발을 위한 어학 공부나 금연 목표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한 번쯤 따져보고 반성의 기회도 가졌을 법하다.

이처럼 일반 국민들에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채비를 하는 2002년 12월이 매년 되풀이되는 시기일 수 있으나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노무현 당선자는 올해 12월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상식이 배반당하고 원칙이 훼손되기 일쑤였던 현실 정치판에서 고집스러울 만큼 상식과 원칙을 고수, 예선전인 민주당 대통령후보 국민경선과 후보단일화 과정을 거쳐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승리했기에 더욱 그렇다.

노 당선자는 선거 후 지난 22일부터 가족들을 데리고 제주에 내려와 이틀 동안 머물다 돌아갔다.

노 당선자는 제주에 머무는 동안 과거 대통령 당선자들과는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군용기 제공을 거절, 일반 비행기를 이용하는가 하면 엄중한 경호조차 마다했고 숙소도 특급호텔이 아니라 17평형 콘도형 민박에서 지냈다.

식당에서 만난 어린이를 스스럼없이 번쩍 앉아 드는 등 대통령 당선자가 아니라 마치 친한 이웃처럼 보였다.

이번 제주 방문에서 정치적으로 주목될 만한 여정이나 발언은 없었으나 당선 후 첫 지방나들이에서 보통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려는 모습은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부패정권 심판’보다는 노 당선자의 ‘낡은 정치 청산’을 선택한 것처럼 노 당선자의 행보도 과거 대통령 당선자들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5년 전 이맘때 국내외의 기대를 받으며 출범했던 ‘국민의 정부’가 집권 후 민심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도덕적인 불신을 불러일으켜온 사실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부터 노 당선자를 따라다니며 지지하고, 대통령 선거 기간에는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 한 사람 돼지저금통에 1만원씩을 담아 정치 성금으로 내는 등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새로운 선거문화 풍토를 조성한 많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통령 선거 투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정몽준씨가 지지를 철회했을 때 밤잠을 설치며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투표를 권유했던 수많은 젊은층의 눈도 항상 기억해야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일반 국민들의 한 해 설계는 그 성공과 실패의 결과가 개인에게 그치지만 대통령의 경우 국가의 장래를 뒤바꿀 수 있기에 그렇다.

노 당선자는 선거기간 내내 상식과 원칙, 변화와 개혁을 강조해온 만큼 국민들에게 힘찬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항상 시작하는 마음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았지만 오직 국민에게만 빚진 대통령으로서 정치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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