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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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處世)는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처세에 능한 사람’ 하면 왠지 잔꾀가 많고 온당치 못한 방법으로 험한 ‘세상’이란 파고(波高)를 잘 헤쳐나가는 사람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정직이 그의 처세 방법이다’고 할 때 처세는 꼿꼿하게 정도(正道)를 걸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처세관과 처세술의 관계 역시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한다.

흔히 ‘처세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도 그래서인 듯하다. 일찍이 공자가 말한 처세의 사절(四絶)은 되새겨볼 만하다. 너무 자기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너무 한 가지에 집착하지 말고, 너무 완고해지지 말고, 너무 아집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것이다.

서로 자기 주장만 하면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고, 한 가지에 집착하면 나머지 것들을 잃기 쉽고, 완고하면 의사 교환이 어려우며, 아집을 부리면 발전적이지 못하게 된다.

처세 잘못으로 입장이 난처해지거나 심지어 신세를 망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남이야 뭐라 하든 자신이 바라는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빚은 자업자득이다.

세상 일이란 생각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아 오히려 입지가 약화되는 결과를 자초할 수도 있다. 최근 일부 정치인들의 철새 행태는 비근한 예라 하겠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치인들이 철새가 됐다. 그때 그때 권력과 실세를 쫓아 날아갔다. 철새란 말 그대로 철 따라 살 곳을 바꿔가며 사는 새를 말한다.

철새 정치인이 또 철새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떠나고, 합치고, 다시 돌아오기의 반복이 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최근 전국 대학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이합집산(離合集散)’이 눈길을 끈다. ‘이합집산’은 헤어졌다, 모였다 반복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이 당, 저 당 상황에 따라 옮겨 다니는 모습이 마치 철새가 철 따라 적응하기 쉬운 곳을 찾아 다니는 것과 흡사하다고 본 우회적 표현이다. 그러나 더 큰 관심은 대선 후 정치 풍향에 따른 철새 정치인들의 움직임이다.

‘텃새’는 못될망정 제발 ‘철새’는 되지 말았으면 한다. ‘소신있는 정치인’-. 국민의 바람이기 앞서 정치인들 자신의 성공의 관건임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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