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텃밭 가꾸는 나는야 도시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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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농기원, 서귀포시 동홍동 일호1차 아파트에 옥상정원 지원
주민들, "유기농 채소 직접 가꿔 먹는 재미 쏠쏠"

“효정아~ 오늘은 상추 뜯어다가 엄마, 아빠랑 고기 구워 먹자~?”

 

15일 오전 맞벌이를 하고 있는 아들부부를 대신해 손녀 돌보기 담당으로 ‘당첨’된 김영숙씨(54.서귀포시 동홍동)가 손녀딸의 두툼한 외투를 챙기고 계단을 따라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간다.

 

5층까지 계단을 총총 올라가서 문을 열었더니 햇살을 받아 싱그러움을 더하는 푸성귀들이 주인을 기다리듯 ‘녹색 자태’를 뽐내며 옥상 한가득 펼쳐진다.

 

옥상 너머로 섶섬과 문섬이 떠 있는 서귀포 앞바다가 펼쳐지고 서귀포시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옥상 텃밭’. ‘옥상 텃밭’의 주인은 서귀포시 동홍동 일호1차아파트 66세대 전 구성원이다.

 

이 옥상 텃밭은 제주지역 ‘제1호’로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원장 이상순)이 도시민들에게 농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국비 500만원을 지원한 사업이다.

 

안전한 먹거를 생산하는 동시에 옥상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고 주민간 화합도 다지면서 여가 생활도 할 수 있는 무려‘일석사조’의 효과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 9월 말 10세대씩 그룹을 구성해 나무를 이용해 텃밭의 틀을 만들고 상토와 마사토, 유기질 비료를 섞어 지반을 마련한 뒤 다양한 농작물의 씨를 뿌렸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난 지금 배추는 김장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큼직하게 자랐고 대파는 언제든지 저녁 식탁에 올릴 된장찌개에 ‘송송’ 들어갈 준비가 됐다.

 

곧 있으면 풍성하게 피어오를 브로콜리와 양배추도 튼튼하게 자라고 있고 그 사이 사이에는 시금치도 자리를 잡았다.

 

김씨는 “열무는 이미 뽑아다가 김치를 만들어 먹었는데 직접 유기농으로 키운거라 맛도 좋지만 그 보람이 말할 수 없다”며 “옥상 텃밭이 풍성해질수록 마트에 갈 일 없어졌다”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이어 “그런데 농약을 안치다보니 벌레가 말썽”이라며 “진딧물은 천적 무당벌레가 없애준다지만 배추잎을 갉아먹는 애벌레가 많아서 잡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하면서 벌써 ‘도시농부’의 면모를 보여준다.

 

김용범 일호1차아파트 자치위원장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음식물쓰레기종량제를 앞두고 지렁이를 옥상에 키워볼 계획”이라면서 “음식물쓰레기도 처리하고 지렁이 배분은 옥상 텃밭의 거름으로 쓰면 일석이조가 될 것 같다”며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문의 제주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760-7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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