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디게임 허브센터 구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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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건 제주대학교 교수 / 논설위원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불리는 게임산업이 제주도에서도 가능한 것일까?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문화콘텐츠산업 중에서도 게임산업은 가장 부가가치가 높고 기술집약적이며 지식집약적인 창조산업이다. 이러한 산업이 제주도에서 가능하려면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인가?

최근 부산에서 개막했던 국제 게임쇼인 ‘지스타 2012’가 지난 11일 막을 내렸다. 31개국 434개 업체 참여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미국 E3, 독일 게임스컴, 도쿄 게임쇼 등과 함께 세계 빅4라고 부를 만큼 지스타의 위상도 대단해졌다.

이러한 게임쇼가 가능한 것은 세계적으로 게임 한류를 이끌고 있는 NC소프트, 넥슨 등과 같은 우리 거대 게임업체들의 노력과 성과 덕분이다. 넥슨은 다양한 온라인 게임들을 출시하면서 빠른 속도의 성장을 지속하여 국내 게임 업체 중 최초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독일, 일본 등 기존 게임강국들의 견제도 심하고 중국과 브라질 등 인구 대국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정부 여러 부처에서 내놓는, ‘강제적 셧다운제’ 같은 게임산업 육성과는 배치되는 규제들로 문제가 복잡하다. 그런가하면 무엇보다 큰 문제는 대작 온라인 게임들의 엄청난 제작비 때문에 업체의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하여 실패했을 경우 기업이 입는 타격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아 PC방을 전국적으로 유행시킨 장본인인 미국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두 번째 버전 개발비로 1억달러 그러니까 1000억원 정도를 투입했고, 우리나라 NC소프트에서는 리니지2의 개발비로 400억원을 투입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투자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이 같은 게임 업계의 고민을 덜어주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디 게임(Indie Game)이다. 인디 게임이란 개인이나 소규모의 개발팀들이 만드는 게임으로 거대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기 때문에 흥행에 실패를 해도 부담이 적다. 우리나라에는 젊고 유능한 인디게임 개발업자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어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제주도의 어매니티(amenity)를 담보로 해서 전국의 인디게임 매니아들을 불러들여 집적화시킨 인디게임 허브센터를 제주시 구도심에 구축하자는 제안을 해보고 싶다.

인디게임 허브센터는 대규모 자본에 좌우되는 거대 시스템이 아니라 ‘저예산’과 ‘참신함’으로 승부를 거는 개발자들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담아낼 최소한의 인프라면 된다. 최소한의 작업 공간과 초고속 통신망 등의 하부구조 제공 그리고 소규모의 자금 지원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제주도로서는 매우 적격이다. 제주 인디게임 허브센터를 구축하고 부산의 지스타와 차별화된 제주인디게임 축제를 개최해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등용문이 되게 하고 이를 통해 해외 게임개발자 또는 게임업계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게임산업 투자유치 및 마케팅 체제를 확보할 수 있다면 제주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제주도에는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와 Daum 등이 상주하고 있어 이들과 허브센터를 연계한다면 헤드헌팅과 게임 프로그래머의 구인이 활성화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창작 역량의 습득은 물론 창작 전문 인력의 양성과 함께 제작기능의 확대와 부가상품 개발 및 마케팅 능력도 습득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은 국제영화제와 국제게임쇼 추진으로 이미 한국의 영상산업과 게임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부산을 부러워하며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이거 저거 부지런히 외치고 있지만 부지하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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