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이 너무 좋아...이젠 귀농인들의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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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네반디농장 이성호.김영란씨
“잘 익은 노란색 감귤과 푸르른 풀이 펼쳐진 제주의 풍경을 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예쁘다는 생각뿐이었요.”

서울에서 화초 키우기와 채소 재배에 관심이 많았던 40대 여성에게 ‘귤림추색(橘林秋色)’과 겨울까지 이어지는 감귤 수확 현장은 평소 꿈꾸던 전원생활을 행동으로 옮기게 만들었다.

농사일이 고된 노동을 동반하는 줄도 모르고 선뜻 감귤원부터 사들여 농부로 살아가는 김영란씨(52·서귀포시 서홍동)와 남편 이성호씨(52) 부부의 이야기이다.

서귀포시 호근동과 신효동 등 5700여 평의 감귤원에서 구슬땀을 흘린 지 벌써 8년째이다.

지금은 친환경 유기농법을 전수하는 귀농인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귀농 이야기는 신라호텔에서 김씨가 한식 주방장, 이씨가 양식 주방장으로 일하다 2004년 제주로 발령받으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2005년 제주가 평생 살기에 최적의 조건으로 판단, 먼저 감귤농사에 뛰어들었다. 처음해보는 농사일은 쉽지 않았다.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한 수확량은 많지 않았고, 판로도 걱정이었다.

남편도 회사 일을 접고 뒤늦게 농사일에 합류했다.

귀농 3년째 되던 해 마침내 ‘최고의 상품’을 만든다는 김씨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감귤 1000여 박스(10㎏ 기준)가 좋은 시세에 매진되는 데 성공하자 이들 부부는 감격에 겨웠다.

그동안 세자매네반디농장 블로그(http://blog.daum.net/yeainmam)를 통해 아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직거래의 성과가 빛을 발한 것이다.

그 후 감귤나무 분양제를 도입, 올해에는 600여 그루가 도시인들에게 분양됐다. 감귤 3000박스가 미리 예약을 통해 주문된 것이다.

이들 부부는 유기농 재배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맛 좋은 완숙과만을 선별해 직거래하기 때문에 이달 22일 첫 수확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감귤 수확과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31일 서귀포시 호근동 감귤원에서 기자와 만난 이들 부부는 “맛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확된 귤이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에 늘 긴장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외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도 농업은 경쟁력이 있다. 10년 후에도 농업은 비전이 있다”며 “둘째 딸이 농업을 전공하는 대학에 입학할 예정이다. 후계자 한 명은 있어야죠”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씨 부부는 “앞으로 유기농 귤을 가공한 상품을 만들고 싶다”며 “감귤나무를 분양받는 회원들에게 가족처럼 팜스테이와 직접 귤따기 노동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들은 “이젠 평생 정년퇴임은 없게 됐다. 여든 살이 되어도 감귤원에서 일하는 건강한 노년을 보낼수 있다”며 행복을 표정을 지었다.

문의 세자매반디농장 http://blog.daum.net/yeainmam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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