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우 명품화, 시스템 구축.국가 지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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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품 브랜드 성공 과제는...조기 증식 최우선 선결 요인, 국가 사업으로 추진돼야
제주흑우가 일본 와규처럼 명품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생산에서부터 출하, 판매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일원화된 관리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흑우는 FTA(자유무역협정) 수입 개방화 시대에서 세계자연유산인 청정 제주에서만 생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육 기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명품 브랜드를 꿈꾸는 제주흑우의 현주소이다.

그만큼 제주흑우의 성공적인 도약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고 갈 길도 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가의 자율적인 노력과 생산자단체의 참여 확대, 국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추진 의지 등이 조화를 이뤄 단계별로 명품화를 만들어가는 협력방안이 절실해지고 있다.

▲명품화 시스템 갈 길 멀다

제주흑우의 명품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조기 증식’을 통한 체계적인 사육기반 구축이다.

지난 5년간 사육기반 등 제주흑우 인프라 확충을 위해 82억여 원이 투자됐지만 사육 규모는 2006년 378마리에서 지난해 1292마리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당초 2010년까지 5000마리로 늘리겠다는 계획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농가와 생산자단체, 연구기관 등에서는 그만큼 증식이 가장 어려운 난제라고 털어놓고 있다.

농가 입장에서는 한우보다 사육조건이 까다로운 흑우 생산시 발생하는 손실을 떠안아야 하며 생산자단체도 효율성 측면에서 흑우 기반 확충에 더 많은 지원과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기관에서는 수정란 이식사업 등을 통해 농가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대량 증식을 위한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합해볼때 제주흑우 증식 확대는 실질적인 농가 보상 등에 집중적인 지원 및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어려울 수 밖에 없어 효율적인 추진 대책이 절실해지고 있다.

정용호 한국종축개량협회 부장은 “칡소인 경우 제주흑우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단기간에 흑우보다 더 많은 사육기반을 갖추면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한우농가와 수익을 비교해 흑우농가에게 차액 보전금을 지원하고 수정란 이식 기술 확대 등을 통해 집중적인 개량 증식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주흑우의 조기 증식과 함께 일원화된 사양·유통관리 시스템도 구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에서 유명한 ‘가고시마 흑돈 브랜드’처럼 사료와 급여 방식을 통일시키고 방역관리와 출하 체중은 물론 유통 체계까지 일원화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명품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FTA 극복 국가사업 이끌어내야

FTA 시대를 맞아 제주흑우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칡소와 함께 우리나라 멸종 위기 재래종으로, 국가 자산으로서 경제적 가치를 지닌 미래 가축 유전자원이라는 데 있다.

일본이 와규라는 특정 품종의 가축 유전자원을 국가와 지자체 차원에서 중점 육성하고 브랜드화, 고부가가치 명품으로 만든 것도 식량 안보 이상의 국가 브랜드로서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로 볼때 제주흑우 명품화 사업도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하는 FTA 극복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수립한 ‘제주흑우 명품브랜드 육성 및 산업화 계획’은 오는 2016년까지 총 사업비 133억여 원을 투입해 연차적으로 제주흑우 사육기반 확충 및 명품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사업 재원은 국비 40억여 원, 지방비 63억원, 자담 30억원 등으로,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자체 사업으로 추진, 국비 투자 예산마저 30%에 그쳐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흑우 조기 증식을 위한 농가와 생산자단체 참여를 이끌어내고 FTA 대응전략 차원에서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기술 지원 아래 지자체의 보완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국가사업 추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본 도호쿠대학 사토 에이메이 교수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주흑우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동물 유전자원으로,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잘 키우면 와규처럼 세계 각국에 수출할 수 있는 국가 재산이 될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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