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주현씨 한동리에 '함피디네 돌집' 게스트하우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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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곳에서 살며 마음의 풍요 갖고 싶어"

아름다운 바다를 낀 구좌읍 한동리에서 재즈와 기타 연주, 사진전 등 소박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공연이 열려 화제다.

화제의 진원지는 함피디네 돌집. 1년 6개월 전 서울에서 온 함주현(36)·최정은(32)씨 부부가 보금자리를 튼 게스트하우스 함피디네 돌집은 올 여름 내내 다양한 재능을 기부하는 나눔으로 조용한 마을을 들썩이게 했다.

재즈 피아니스트 김영미씨의 은은한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마을 노인들은 와인과 치즈를 맛보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기아 대책 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김대균·황민영씨는 아름다운 제주와 닮은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찍은 사진 기획전을 열었다.

제주의 풍요로움과 삶의 여유에 대해 소중함을 일깨우고, 어렵게 생활을 하는 그 곳의 아이들에게 책을 전해주기 위해 마련된 사진전이었다.

마을 아이들과 함께 한 천연 비누 만들기, 임신부를 위한 요가 교실 등은 이들 부부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무료로 재능을 기부하면서 반농·반어의 작은 마을에 문화의 향기가 꽃피우게 됐다.

TBS교통방송에서 5년 넘게 프로듀서(PD) 일을 해 왔던 함씨는 다큐멘터리와 경제 분야 방송을 제작했고, 그의 아내 역시 프로듀서로 서울에서 맹활약을 했었다.

그는 또 전문 계약직 공무원으로 뽑혀 서울 은평구청에서 5년 동안 방송과 영상을 편집하고 제작하는 일을 맡았었다.

안정된 보수와 공무원이라는 메리트를 포기하고 지난해 7월 제주에 온 까닭이 궁금해졌다.

당시 100일 된 딸을 데리고 제주에 상륙한 이들 가족의 이야기는 ‘제주에 살어리랏다’라는 책에서 소개된 바 있다.

“딸이 태어난 후 따뜻한 곳에 살고 싶었죠. 안정된 직업과 사회적 지위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일에 매여 있기보다도 새로운 일을 하며 살고 싶었죠.”

부모까지 만류한 제주행에 대해 그는 후회가 없었다. “마음의 풍요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인생의 절반을 살았는데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채로운 일을 하고 싶었죠.”

전원주택에 살고 싶었던 그의 꿈은 100년이 된 오래된 집을 구하면서 현실이 됐다.

원래 초가였던 집은 1971년 새마을운동 당시 슬레이트 지붕을 올렸지만 외벽 돌담은 그대로 남아있다.

한동리에서 ‘돌담집’으로 불리던 곳에 게스트하우스를 차리다 보니 상호는 ‘함피디네 돌집’으로 명명하게 됐다.

독채 4개가 있는 돌집은 내부가 아늑하고 포근하다. 집 속에 새로운 집을 또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손님들이 수다를 떨 수 있는 벽난로가 있는 카페도 조성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돌집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모 방송에서 2PM, 제국의 아이들, 포미닛, 레인보우 등 아이돌 스타 8명이 3박4일 동안 이곳에서 먹고, 자며 미션을 수행해 현재 3회분이 방영 중이다.

하지만 오래된 집의 주요 손님은 30대 이상으로 단출하게 여행을 온 노부부들도 다녀갈 정도로 고향의 정서와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는 “제주의 서쪽과 남쪽 바다를 모두 둘러봤는데 화려하지 않은 동쪽 바다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소녀의 수줍음과 소년의 감성을 지닌 잔잔하고 포근한 한동리 바다에서 무엇에 쫓기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함피디네 돌집(www.hampdnedolzip.com).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사진설명=구좌읍 한동리에 문을 연 함피디네 돌집에서 주인장 함주현씨가 만든 카페 모습. 겨울에는 벽난로에서 구운 고구마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며 따뜻한 정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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