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符籍)
부적(符籍)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재앙을 당하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무언가 소원하는 바가 있을 때 흔히들 부적(符籍)을 찾는다.

우리네 어르신들은 해마다 신년이 되면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만사형통을 위해 부적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부적이 요즘에는 젊은 세대에서 큰 인기를 끈다 하니 다소 의외로 느껴진다.

부적은 종이 등에 글씨.그림.기호 등을 그려 넣은 것으로 재앙을 막아주고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주술적 도구라 할 수 있다.

그 기원은 원시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 인류가 바위나 동굴에 해.달.짐승.새.사람 등의 주술적인 암벽화를 그린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일신라시대 때 처용의 얼굴을 그려 대문에 붙여놓고 역신을 쫓았다는 기록이 있다.

부적은 승려나 역술가 등이 만드는데 좋은 날을 택일해 목욕재계한 후 동쪽을 향해 정수(淨水)를 올려 놓고 분향을 한다.

그런 뒤 이를 딱딱딱 3번 마주치고 주문을 왼 후 부적을 그린다고 한다.

그림은 용.호랑이.독수리 등의 동물과 해.달.별 등이 많다. 글자는 일월(日月), 천(天), 광(光), 왕(王), 금(金), 신(神), 화(火), 수(水), 용(龍)자 등이 많이 사용된다.

부적은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지는데 먼저 주력(呪力)으로서 좋은 것을 증가시켜 이(利)를 성취하는 것으로 칠성부.소망성취부.재수대길부.합격부.생자부.안사대길부 등이 있다.

사악한 액을 물리쳐 재앙을 막기 위한 것으로는 귀불침부.벽사부.구마제사부.축사부 등이 있다.

살을 막아주는 상문부.도살부 등이 있고 아픈 곳에 붙여 병이 낫도록 하는 병부(病符)가 있다.

이러한 의미를 가진 부적은 이제 액세서리로 바뀌어 젊은 세대들에게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말인즉 젊은이들이 필수품인 휴대전화의 배경화면으로 부적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휴대전화 통신회사에 따르면 건당 500~700원 정도인 ‘모바일 부적’ 서비스를 다운로드한 건수가 월 평균 13만건에 이르고 연말인 요즘은 40만건에 이를 정도로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액과 재앙을 막아주는 신성한 부적이 휴대전화의 바탕화면이라는 한낱 액세서리로 변하는 것에 대해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씁쓸함이 있을 수 있겠다.

허나 젊은 세대들이 부적을 휴대전화 바탕화면으로 쓰더라도 그 마음에는 부적이 원래 갖고 있는 의미처럼 ‘액을 막아주십사’하는 바람이 포함돼 있기에 부적이 신.구세대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보수와 진보의 대립, 동서지역 간 대립 등 각 부문에서 나타난 흑백논리의 극한 대립 양상을 풀어줄 부적은 없는지 모르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