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라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적중했어요"
"이곳에서라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적중했어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30대 민경언씨 부부, 3년 전 서울생활 접고 제주 정착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행을 왔다가 제주가 좋아서 눌러앉은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의 대부분은 40대 중반 이후의 나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제주는 아직까지도 20,30대를 위한 ‘삶의 터전’이라기 보다 ‘전원 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3년 전 서귀포시 법환동에 둥지를 튼 민경언씨(36) 부부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앙 무대에서 연극과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민씨와 역시 서울에서 공연 기획·연출자로 일하던 부인 이가영씨(35)는 2009년 10월 제주를 ‘삶의 터전’으로 선택했다.

이들 부부가 시쳇말로 ‘잘 나가던’ 서울 생활을 접고 제주로 온 계기는 단순했다.

휴가차 들렀던 제주의 모든게 좋았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라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들었다.

“사서 고생을 하지 마라”, “지역 텃세가 만만치 않아 힘들 것”이라는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이들 부부의 선택은 확고했다.

서울에 비해 공연 여건이 열악하지만 제주도에서라면 그들만의 ‘예술적 실험’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씨 부부는 제주로 내려오면서 ‘서귀포공연창작스튜디오’(현 공연창작스튜디오 페이스)를 설립, 2010년 11월 뮤지컬과 인형극, 판소리,기타연주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옴니버스 형태의 ‘생전 처음 보는 딴따라쇼’라는 첫 작품을 도민들에게 신고했다.

지난해에는 서귀귀포시 법환동에서 주민들과 함께 ‘1000개의 의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주민들에게 다가섰다.

지금은 남원읍 하례리 마을에서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주관하는 ‘빈 집 프로젝트-꿈꾸는 고물상’을 통해 주민들을 위한 종합예술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민씨 부부는 4·3의 아픔이 스며있는 제주에서 ‘평화와 공존’을 주제로 한 작품도 무대에 올릴 생각이다.

요즘은 틈틈이 머리를 맞대고 계층·인종·국적을 뛰어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제주 생활 3년차인 지난해 10월 꿈에 그리던 집을 장만했을때의 감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잠시 살다 떠나갈 사람들’이라며 민씨 부부를 경계했던 주민들이 집을 장만했다는 소식에 “이제는 제주 사람”이라며 마음을 열었던 것이다.

“막연한 환상에 들떠 제주에서 살겠다고 내려온 후 실망해 돌아가는 사람도 많아요. 이곳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인데 살다보면 속상한 일도 많이 있겠죠.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민씨 부부가 제주에 정착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김문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