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더 많이 사랑하고 이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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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케이크 전문점 하우스레서피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제주의 전형적인 시골농촌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에 당근 케이크전문점 ‘하우스 레서피’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의 주인장은 김경화(61)·권혁란씨(61·여) 부부.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연세대 69학번)로 만나 35년 결혼생활의 대부분을 미국과 멕시코 등 외국에서 보낸 그들은 2009년 3월 제주에 정착했다.

권씨는 “미국 생활 중 세계적 관광지인 하와이를 찾았는데 신혼여행지였던 제주가 더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불편하더라도 흙 밟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자는 생각에 남편을 졸라 제주에 왔죠”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이력은 화려하다. 남편 김씨는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에서 잔뼈가 굵은 철강맨으로 포스코의 미국 현지 합작법인인 UPI사 수석부사장으로 은퇴했다.

부인 권씨는 대구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미국에서 KBS 리포터와 라디오 코리아 뉴욕 앵커 등을 했었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제주 생활은 지금까지의 화려한 이력과 달리 소박하게 자연과 제주 사람들과 어울리는 삶이었다.

그들은 노후생활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이들이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름다운 자연만을 동경해 제주를 찾는 젊은이들과 달리 제주에 정착하면서부터 평생을 제주에서 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 생활 시절부터 만들어 왔던 당근 케이크 전문점을 당근 주산지인 제주에 내기로 했다. 또 자신들이 뿌리내리기로 한 제주를 더 사랑하고 제주 사람을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부부는 동네 대소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마을 주민들과 어울렸고 남편 김씨는 귀덕초등학교에서 영어 강의를 했다.

부부는 “우리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오고 배운 것을 나눠야 하는 나이”라며 “제주에 정착하자고 마음먹은 만큼 제주를 위해 하나라도 더 나누고 일해야지요”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당근 케이크가 유명해지면서 전국적으로 주문이 밀려온다. 게다가 매장을 찾아 제주 이주를 상담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권씨는 “막연히 제주를 동경해 이주를 결심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먹고 살 것을 준비하고 제주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을 강조한다”며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제주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한편 제주인들과 어울리고 함께 참여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제주 생활에 200% 만족한다는 이들 부부는 “아름다운 제주에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늘 감사하고 고마워해야 하는 일”이라며 “제주와 어울리면서 외부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제로 에너지 하우스’를 짓고 살고 싶은 꿈이 있지만 워낙 정(情)이 들어 귀덕리를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문의 하우스레서피 796-9440.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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