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크루즈 관광시장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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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객선 취항 100년
고립된 섬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제주는 늘 변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와 육지를 잇는 유일한 교통망은 해방 이후 항공기가 취항하기 전까지 뱃길이었다

이 때문에 늘 변방에서 고립됐다고 생각해 오던 제주인에게 수시로 뜨는 배와 뱃길의 다축은 혁명과도 같은 변화였다.

2013년은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여객선이 취항을 시작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역사의 굴곡을 겪으며 제주의 발전과 함께 한 제주 뱃길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보고 동북아 해양시대를 맞이한 제주의 미래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 해상 교통의 근대화

제주~목포 항로에는 1913년에 동력선 ‘종신환’과 ‘경보환’이 한 달에 2회 정도로 부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 뱃길에 첫 여객선이 등장한 것이다. 이어 1920년대 ‘도환’과 ‘태서환’ 등이 잇따라 취항했다. 이는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가장 가까운 항로였기 때문이다.

1924년 일본 신호제련소에서 제작된 디젤기선 2척이 제주~목포, 제주~부산, 제주~일본 오사카 등 3개 항로에 취항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에 첫 디젤기선의 등장이다.

1945년 8·15 광복 당시 제주~목포 항로에는 황영호, 춘광호, 남신호, 경영호, 신광호 등이 운항하는 등 1970년대 후반에 카훼리가 등장하기까지 다양한 여객선이 운항했다.

제주~부산 항로에는 8·15 광복 후 금파호, 태안호, 황영호, 오조호 등이 번갈아 취항해 왔으나 1948년 미군 군수품 수송선을 개조한 철선 평택호(500t)와 이리호(500t)가 취항하면서 본격화되었다.

1950년 이전에는 화물선 또는 기타의 선박에다 돗자리만 깔면 여객선으로 이용될만큼 해상교통의 개선이 시급한 상태였다.

▲ 카훼리의 등장과 비약적인 발전

1965년부터 아리랑호(918t)와 도라지호(894t)가 제주~부산 항로에 취항하면서 여객선의 대형화가 이뤄졌다.

1977년 4월 한국 해운사상 최초로 대형 카훼리가 등장해 제주~부산 항로에 동양고속훼리1호가 취항됐다. 길이 115m, 너비 19m의 대형 철선으로 정원 898명에 화물 448t을 실어 제주~부산을 11시간에 운행, 종전 16시간에 비해 5시간이나 단축했다.

1978년 8월에는 동양고속훼리2호(3077t)가 취항해 제주~목포를 9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했다

1979년 4월 제주~완도 항로에 고속여객선 한일2호(419t)가 취항하면서 제주와 다른 지방을 2시간에 연결하면서 최단거리, 최단시간 운항의 꿈을 실현시켰다.

1970년대 말까지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던 제주 해상교통 이용자 수는 제주~완도 항로의 개설과 쾌속여객선의 운항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수학여행단 등 단체관광객들이 항공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객선을 선호하면서 뱃길 이용객 수는 꾸준히 증가해 1980년 76만명, 1985년 91만명을 기록했다.

이어 서울올림픽의 영향으로 1988년 111만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명 뱃길 시대를 열고 1989년 114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 제주뱃길 침체와 재전성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뱃길 이용객 수는 1990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광객이 증가했지만 항공편이 증편되면서 여객선 이용객이 하락해 1998년에는 50만명까지 떨어지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여객선사들은 2000년 들어 여객선의 대형화와 고급화에 앞다퉈 나섰다. 또 KTX 개통과 주5일제 근무제 시행 등으로 여객선 이용객들이 증가하더니 2003년 13년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성산-장흥 항로 취항과 제주올레 탐방객들의 증가에 힘입어 2010년 최초로 이용객 200만명 시대를 열고 2011년 28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난 6월부터 제주-부산 항로가 폐쇄되는 등 항로 유지성이 불안하고 태풍으로 인한 잦은 운항통제와 쾌속선 운항차질 등으로 인해 이용객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제주-우수영, 제주-부산, 서귀포-녹동 항로가 취항을 준비하고 있어 내년에는 여객선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300만 여객 시대 앞둔 제주뱃길 과제

무엇보다 항만시설 등 기본 인프라가 취약한 게 가장 큰 문제다. 제주뱃길이 호황을 누리면서 선사들이 신규 여객선 취항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선석이 부족해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또 제주-평택 항로의 경우 취항 1년도 되지 않아 선사 측의 적자 누적으로 운항이 중단됐다. 이와 함께 수년전부터 취항을 예고했던 항로들도 경제성 등을 이유로 운항에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고 애월-군산 항로에 취항 예정이던 위그선도 항로를 군산-어청도로 변경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년 관광객 유치 목표는 1050만명. 제주기점 취항 여객선도 8개 항로 15척에서 10개 항로 17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 뱃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신규 항로 개설보다 안정적인 항로 유지가 중요한 만큼 이에 따른 관계당국과 선사 측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제주외항에 크루즈 전용터미널 신축과 편의시설 확충도 시급한 과제다. 제주가 국내 최대의 크루즈 관광 수요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점에서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전통시장과 연계한 관광프로그램 개발과 셔틀버스 도입, 체류형 관광 콘텐츠의 개발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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