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부 가나다 順으로
출석부 가나다 順으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생년월일 순으로 정한 초등학교 출석부가 말썽이 되고 있다. 도내 상당수 초등학교가 어린이 출석부 번호를 생년월일 순으로 매기고 있는데, 이 때문에 생년월일이 늦은 어린이들이 따돌림을 당하곤 한다는 것이다.

같은 반일지라도 출석부 번호를 통해 출생 연월이 쉽게 노출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생년월일이 앞선 어린이들이 1, 2월생 등 늦은 동급생들에게 언니, 오빠로 부르도록 한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다시 말해 우리 식 나이로 8살에 입학한 어린이들이 7살에 취학한 어린이들에게 동갑내기가 아니라며 따돌리는 경우가 적잖다는 것이다. 생년월일이 늦은 어린이들이 느낄 심리적 위축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심할 경우 학교에 가길 꺼릴 어린이들도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서열화’하면 성적과 지위 정도만 생각할 수 있는데, 나이도 순서대로 매기면 분명한 서열화이다. 하긴 직장의 연공(年功) 서열과 군대.경찰 등 계급조직의 서열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학교 성적의 서열화는 이미 없어지는 추세다. 특히 대학수학능력 시험의 성적 순위 폐지 역시 획일적인 서열화로 인한 학생들의 불이익 등 각종 폐해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생년월일 순으로 만든 출석부 역시 서열화에 해당한다. 차별성이 부여되면 서열화로 보아야 한다. 성적순, 생년월일 순, 그리고 키순 모두 각자 우월감과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들이다.

과거 한때 키가 큰 순서로 출석부를 만든 적이 있다. 물론 일부 중.고교고에 불과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 또한 서열화로 아주 불합리한 방법이었다.
역시 어린이들의 성명을 가나다 순으로 매기는 출석부 이상 합리적인 출석부는 없을 것 같다. 이름의 가나다 순은 서열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나다 순까지 서열로 생각할 학생이나 학무모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생년월일 순 출석부 때문에 급우끼리 언니, 오빠 호칭이 불려지고 따돌림 당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해당 학교는 물론 교육청도 비교육적인 요인을 낳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 잘못된 교육을 찾아내 개선하는 것도 교육이다.

특히 초등학교는 기초질서와 인성함양에 교육의 목표가 주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합리적인 교육이 필요한 곳이다. 성명 가나다 순 출석부 확대 사용은 그 해법이 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