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누구를 위하여 땀을 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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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제83회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하여 많은 국내.외 스포츠대회가 개최되었다. 우리 선수들은 이들 대회에서 메달 획득을 위해 피땀흘려 훈련을 했고 온갖 기량과 힘을 다 바쳤을 것이다.

선수들은 과연 누구를 위하여 많은 피와 땀을 흘렸는가. 대부분의 선수들은 처음에는 좋아서 운동을 시작하지만, 어느새 자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속학교나 제주도를 위하여 더 많은 땀을 흘리게 된다. 어떤 면에서 우리 사회는 선수들을 메달 획득에 이용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운동과 공부를 열심히 하여 선수생활이 끝나면 직장생활도 잘 했던 훌륭한 선수들도 많았는데, 요즘 선수들은 학업은 아예 제쳐놓고 오로지 운동만 하는 풍토 속에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기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선수들은 여러 대회에 참가하면서 수업결손이 누적되고, 평소에도 합숙훈련이나 특별훈련 등은 선수들의 정상적인 학업을 하는 데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오로지 운동만 했던 선수들이 선수생활이 끝난 후 그들의 실력으로 직장을 얻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다.

같은 예.체능일지라도 미술, 음악은 세월이 갈수록 실력이 늘고 원숙해지는 데 반해, 체육은 적령기가 지나면 해가 갈수록 체력과 기량이 떨어져, 종목에 따라서는 10대에서 선수생명이 끝나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30세를 넘기기가 어렵다. 선수생활이 끝났을 때 그들 앞에 남아 있는 건 훌륭한 선수인 경우 메달과 상장들뿐이다.

동료 친구들이 좋은 직장을 가지고 희망찬 발걸음을 막 시작할 때 선수들의 생명은 끝인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메달획득에만 선수들을 내몰지 말고 그들의 장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될 때이다.

여기에 우리 선수들의 장래를 위해서 한두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첫째는 선수들의 장래를 위한 ‘선수장래보장기금’을 시급히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 기금은 선수생활이 끝나고 직장이 없는 선수들이 창업을 하거나 직업을 갖는 데 경제적인 도움을 주도록 하는 데 있다. 기금조성방법은 여러 가지로 기금모금도 하고, 제주도의 체전 메달획득 목표를 과감히 50% 정도로 줄임으로서, 메달획득에 동원되었던 용병선수들에 대한 훈련비를 전액 삭감하여 적립한다면 기금조성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제주도 선수들로서 체전에서 딸 수 있는 메달 수는 각종 지표로 볼 때, 40개 정도가 적정하고 굳이 높게 잡는다 하더라도 50개 정도면 훌륭한 수준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용병선수들을 불려들이면서까지 메달획득 목표를 높게 잡아, 아까운 도민들의 혈세를 낭비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메달 숫자가 아니고 메달 내용이다. 이번 체전에서 고등부 축구가 금메달을 딴 것은, 온 도민들에게 100개 이상 메달을 딴 것 보다도 더 뿌듯한 자긍심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도내기업체와 선수들과의 연계육성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미 체육회가 도내 중견기업체와 선수들을 묶어 연계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다.

필자는 이 제도를 더욱 활성화시켜, 연계육성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나중에 그 기업체에 취업까지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다수의 기업체들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또한 행.재정적인 각종 인센티브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선수들의 장래가 보장된다면, 부모님들은 자녀들을 운동시키면서 걱정을 크게 덜게 될 것이고, 선수들은 맘놓고 열심히 운동을 하여 학교나 제주도의 명예를 위하여 더욱더 진한 땀을 흘리게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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