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잇는 사명감으로 최선 다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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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간장 제주 문순천 해어림 대표
“사기를 당하는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성공에 대한 확신보다는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제주의 전통을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제주어간장 공장 ‘해어림(대표 문순천)’. 해어림은 ‘젓갈과 고기가 있는 숲’, ‘해가 떠서 깃들다’는 2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문순천 대표(46)와 그의 아내 오숙영씨(46·여)는 2002년 공장을 설립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산발효조미료인 어간장을 제조하고 있다.

어간장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일반 간장과 달리 생선을 주재료로 만든 간장이다.

문 대표는 “젓갈을 장기간 숙성시키면 즙이 나오는데 그 즙을 모은 것이 어간장”이라며 “미네랄과 불포화지방산(DHA), 칼슘 등이 다량 함유된 액화단백질 식품으로 모든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어간장은 고유한 전통제조법을 복원해 제주도 청정해역에서 잡히는 고도리(고등어 새끼), 전갱이 등을 천일염에 2년간 절인다. 1차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생선 지꺼기는 밑에 쌓이고 맨 위에는 기름들이 떠 있다. 그 가운데 맑은 원액을 잘 거른 뒤에 무말랭이, 다시마, 밀감을 넣고 옹기에서 6개월 이상 2차 숙성을 한다. 한 병의 어간장이 나오기까지 약 3년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문 대표는 “어릴 적 할머니가 담가주시던 생선 장맛을 잊을 수가 없어 원양어선을 타는 동안에도 동남아시아의 생선소스의 제조법을 살펴보며 연구를 거듭했죠”라며 “공장 설립 후 사기도 당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로 겪었지만 결코 후회하거나 포기를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제주어간장 제조에 나선 후에 승용차를 탄 적이 없다. 그리고 제대로 된 휴일을 즐긴 적도 없다. 늘 트럭을 타고 신선한 생선을 공장으로 나르고 담가 어간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 고기가 녹아 이슬처럼 맑은 액을 내는 제주어간장에 ‘어로(漁露) 고기이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상표등록도 마쳤다.

2005년에는 어간장의 맥을 이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국의 특산물 장인들을 찾아내 ‘명인명촌’이라는 브랜드를 달아주고 관리를 해주는 다리컨설팅의 ‘명인명촌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백화점에도 납품되고 있다.

또 아이쿱생협연대, 한살림 매장 등 친환경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문 대표는 “도내에서 친환경급식이 이뤄지고 있지만 좋은 친환경재료들을 화학조미료로 버문다는 것은 모순으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천연조미료를 활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앞으로 자리돔 등을 이용한 어간장 제조에 나서는 등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나서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해어림 782-1356.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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