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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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한 식당을 찾았다.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가 오랜만이라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옆 테이블에서 우리처럼 음식을 기다리는 가족을 쳐다보다 쓴 웃음 나왔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4명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뭔가에 열중하면서 모두 고개를 떨구고 손가락만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 광경을 스마트폰을 무척이나 갖고 싶어 하는 중학생 딸에게 보라고 했다.

딸 역시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나타나는 일상적인 모습이라고는 하지만 가족 간의 대화가 단절되는 것은 물론 직장에서도 스마트폰 중독 현상으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고 한다.

특히 갈수록 다양화된 기능이 스마트폰 사용자의 관심을 사로잡으면서 온종일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는 ‘터치족’들은 심각한 소통 단절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가족끼리 유일한 대화 창구로 활용되는 식사 시간에도 스마트폰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면서 부모와 자식 간 소통은 멀어진 지 오래다.

언제 가족끼리 눈을 마주 보며 대화를 한 적이 있는 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이 요즘 가족들이다.

아날로그 향수를 그리워하는 이들은 디지털 시대에 대해 ‘세상이 편해지기는 했지만 좋아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편해지기만 하는 세상이 반드시 좋아졌다고만 말하기에는 병폐가 너무 많다.

최근에는 목 주위의 근육통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목 근육통은 대부분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때문이다.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은 접근성이 뛰어나고 이용자 연령대가 넓어 학생들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업무 지장, 가족 사이에는 대화 단절이라는 병폐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요즘은 어디서나 소통이 화두다.

국민은 정치권의 불통에 대해 화가 치밀고, 직장에서는 상사가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고 스트레스를 받고, 가족 간에는 식사시간조차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다.

사회 전반적으로 소통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눈을 마주치고 직접 대화하기 보다는 쌍방향 시스템에 환호하며 기계를 사이에 두고 불특정 다수와 대화를 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어릴적 어머니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반드시 눈을 쳐다봐야 서로 신뢰감을 쌓을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셨다.

그때는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삶 자체가 디지털화 되다보니 새삼 어머니의 가르침이 살갑게 다가온다.

귀를 열고 눈을 마주 보며 대화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기본이다.

진심을 담아 내 뜻을 전해야 비로소 올바른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세상에서 소통이 자리 잡기는 어렵다.

이 글을 쓰며 내 자신은 과연 소통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반성해 본다.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소통이 보편화된다면 이념 갈등이나 세대 갈등 등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는 각종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지 않나 기대해 본다. <김대영 정치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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