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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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탐라문학상(1997년)을 수상한 이명인씨(42)의 다섯번째 장편 ‘치즈’(문이당)는 관계의 어긋남에서 비롯된 상처는 다시 관계속에 던져져야만 아물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진다.
‘치즈’의 인물들은 모두 나름대로 상처를 앓고 있다. 그들은 그 상처로 인해 사랑에 빠지기를, 타인과 관계 맺기를 불편해 한다.
자신의 욕망과 열정을 채우기 위해 가족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아버지에게서 어릴 적 배신감을 느꼈던 주인공 손정민.
정민은 2류 연극배우였던 아버지가 급살 맞았을 때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사사로운 감정을 억제한 채 객관적인 잣대로 이성적인 관계를 재단하는 냉정함을 보인다.
그를 낳은 순자는 남편의 배신과 연극판 사람들의 외상으로 무일푼으로 무너져 절집에 의탁하는 신세가 된다.
30대 후반의 사진작가 손정민의 주변에는 첫사랑인 대학 동창 윤재, 일로 만난 이혼남 한섭, 첫 관계를 맺은 아버지의 연극판 후배 동수가 있다.
저자는 명쾌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이 상처들이 사람들 사이에 섞여 어떻게 서로 이해되고 치유되는지를 보여준다.
또 서로 상처받은 개인들이지만 오히려 각자 상처의 ‘자산’이 서로에게 사랑을 물들이고 전염시킬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
영원을 각인하는 인생의 ‘찰칵’ 하는 그 순간들로 사람들은 행복하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순간을 알아보기’란 대개 한참 지난 후에야 이뤄진다.
저자는 “‘사진’처럼 순간의 관계 맺음이 얼마나 오래가는가. 작은 순간의 이면에 숨겨진 더 큰 문제와 함께 풀어야만 하는 순간적 인과 관계의 이면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사랑에 대한 세가지 생각’으로 제주일보 주최 제1회 탐라문학상을 받은 저자는 6년째 제주에 살면서 장편 ‘아버지의 우산’, ‘집으로 가는 길’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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