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잔치로 풍요로움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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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국입춘굿, 2월 2~4일 제주목관아와 원도심 일대서 개최

세상을 꽁꽁 싸안고 봄을 내주지 않을 것 같던 겨울도 이제 슬슬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  쌀쌀한 날씨 탓에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오는 4일은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이다.

 

계사년(癸巳年)의 달력은 벌써 한 장을 넘겼지만 과거 제주사람들은 새로운 농경이 시작되는 봄, 바로 입춘을 새해의 시작으로 여겼다.

 

그래서 제주사람들은 대문이나 기둥에다 글을 써서 붙이는 다른 지역의 간소화된 봄맞이 풍습과는 달리 전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도민의 안녕과 한해 농작물의 풍요를 비는 굿을 하면서 떠들썩한 잔치를 벌여왔다. 그것이 바로 입춘굿이다.

 

입춘굿은 매년 입춘일에 목사청에 모여,  각 마을에서 가져온 흑우(黑牛)로 도민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함과 동시에 농작물의 풍요를 산신과 해신에게 빌고, 여흥으로 가면극 형태의 고대극과 흡사한 것을 연출한다는 축제다.

 

이와 같은 기록은 일제시대인 1924년 제주도청에서 발간한 ‘미개의 보고 제주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때 일제시대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입춘굿의 맥이 끊기는 위기를 맞았지만 1998년 ‘탐라국 입춘굿놀이’라는 이름으로 복원돼 매년 입춘을 즈음해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입춘굿이 복원 15년을 맞아 오는 2~4일 제주시 목 관아와 구도심 일대에서 2박 3일간 펼쳐진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이사장 박경훈) 주관으로 열리는 입춘굿놀이는 탐라시대부터 전해지고 있는 도내 유일한 축제의 전통을 계승하고 전 도민이 함께하는 풍농기원 축제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목표 아래 명칭을 ‘탐라국 입춘굿놀이’에서 ‘탐라국 입춘굿’으로 변경했다.

 

‘굿’에는 ‘놀이’라는 뜻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변경의 이유다. 또 1박 2일동안 열리던 행사기간이 하루가 더 늘었고 ‘심방들이 모여 낭쉐를 만들고 금줄을 쳐 고사를 지냈다’는 기록에 따라 축제가 시작되기 전 진행되던 ‘낭쉐코사’는 그 의미가 너무 확대되는 폐단을 막기 위해 한 사람의 헌관이 술 한 잔을 올리며 제를 지내는 것으로 대체됐다.

 

대신에 낭쉐(나무로 만든 소)를 앞세워 진행되던 낭쉐몰이와 거리 퍼레이드는 원도심권 활성화를 위래 칠성로와 중앙로, 탑동로 등에서 ‘농경의 여신’ 자청비와 설문대, 영등신 등 신화의 주인공의 신상을 테마로 한 제등행렬로 대체된다.

 

신상 제등행렬 걸궁이 시작되기 전 제주성을 가운데 두고 동서방향에서 마주보고 있는 수호신적 석신상인 동.서미륵제 양쪽에서는 행사의 시작을 하늘에 알리는 고대적 제사도 올해 처음 도입돼 선보이는데 2일 오후 5시에 예정돼 있다.

 

이 외에도 제주특별자치도청과 제주도의회, 제주시청 등 제주도의 상징적인 관청과 교통의 관문을 돌며 무사안녕과 풍농을 비는 ‘춘경문굿’, 글고  탐라왕이 몸소 쟁기를 끌면서 모의농경의례를 재연한 ‘친경적전(親耕?田)’, 축제판의 흥을 돋우던 기생들의 추던 춤 ‘예기무’ 공연도 만나 볼 수 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입춘굿은 행사 마지막 날인 4일 오전 10시 관덕정 마당에서 ㈔제주큰굿보전회가 집전하며 축제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참여 기회를 제공할 꼬마낭쉐와 탈 만들기, 가족 기념사진 촬영, 입춘 천냥 국수 시식 코너 등 참여마당과 나눔마당은 3일과 4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문의 제주시 728-2711, 제주민예총 758-0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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