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생각하는 고향 제주
설날에 생각하는 고향 제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다시 설날입니다. 새로운 한 해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설날은 어느덧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시간적 현실의 진척과 인생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시간의 연속’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해줍니다.

아무리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설날이 정겹고 반가운 이유는 다시 고향을 찾은 가족과 친지, 친구 등 그리운 사람들과 조우하는 즐거움과 기쁨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설 연휴가 짧아 아쉽지만 그래도 많은 제주인들이 푸근한 고향에서 새로운 희망을 갖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보내기를 소망합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면 짬을 내 곳곳을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2002년부터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국가계획이 10년 넘게 추진되면서 제주에 이색적인 관광지와 박물관이 넘쳐나는 등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죠.

구체적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2002~2011년)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내국인면세점과 국제컨벤션센터가 문을 열고 제주항공 등 저비용 항공기도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가 하면 영어교육도시와 첨단과학기술단지가 조성되고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는 등 말 그대로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해가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 같은 제주국제자유도시 성과물들이 국민들에게 자연을 벗삼아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휴양관광지라는 공간을 제공하고 제주 지역경제의 외형적 성장에도 기여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제자유도시 조성사업이 지역경제의 내실 성장과 도민 소득 향상을 견인했다고 생각하는 도민들이 많지 않은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도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제주국제자유도시 비전에 대한 도민들의 낮은 체감도를 뒷받침하는 의미있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사업 추진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진단됐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수 년간에 걸쳐 국제자유도시 추진 과정을 취재해온 내용을 종합해볼 때 결과적으로 국제자유도시 주요 사업들이 대규모로 추진된데다 대기업 위주 민간자본 투자 유치에 치중된 게 문제의 시발점이라는 생각입니다.

규모의 경제 논리로 지역경제 파이를 키우기 위한 성장 전략에만 중점을 두면서 정작 지역자본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관광수익 역외 유출도 심화되는가 하면 도내에서 발생한 경제 성장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경제시스템도 만들어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죠.

또 1차산업은 물론 실핏줄 경제 주체인 제조업 및 소상공업과 연결시켜 부가가치를 높이는 고민도 부족, 결국 대규모 자본과 지역경제가 동반 성장하는 상생 모델은 이상으로 밀려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앞섭니다.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 10년, 그리고 미래 100년의 제주를 어떻게 만들고 경제를 키워 나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 설정입니다.

우선적으로 외자를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 지역자본과 어떻게 융합시켜 이익을 공유하면서 지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방안 마련이 절실합니다.

또 이미 인프라를 갖춘 대규모 사업체와 연계해 실핏줄 경제를 이루고 있는 소규모 아이디어 창의 사업을 활성화하는 등 주력산업간 클러스터 효과를 살리는 묘책이 나와야 합니다.

설날을 맞아 고향 제주의 미래를 위해 도민과 출향인들간 허심탄회한 논의와 협업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김태형 경제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