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고(M), 토하는(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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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한국대학생 알코올문제 예방협회라는 것이 있다.

사회복지학 교수들이 주축이 돼 1997년에 발족된 비영리 민간단체로 ‘한국바커스’라고도 부른다.

목적은 캠퍼스 음주문화를 건전하게 바로 잡기 위해서라고 한다.

술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한국적 현실을 감안, 아예 술을 끊으라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책임 있는 음주를 권한다. 기분이 좋아지는 정도의 음주 상태에서 끝내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건 구호가 ‘1· 1·1 운동’이다. 술을 마실 때는 ‘한번’ 더 생각하고, ‘1차’에서 끝내고, 여학생은 ‘한잔만’ 마시자는 의미라고 한다.

관점의 차이겠지만 ‘경제적 음주’치곤, ‘너무나 경제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학가는 구성원들의 다양성만큼이나 음주법 또한 폭음일색이다.

이 가운데 가장 악명 높은 주법을 들라면 아마 ‘사발주’가 압도적일 것이다.

사발주는 냉면 대접이나 바가지 등에 소주를 가득 부어 ‘원 샷’하는 방식이다.

말이 원 샷이지 절반도 마시지 못해 하늘이 핑 돌고 제 정신이 아니다.

음식물마저 울컥울컥 올라오기 일쑤다.

대학가 사발주 신고식은 대학생 음주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등장한지도 오래다. 심하면 죽음을 부르는 저승사자이기도 하다.

때문에 요즘엔 막걸리나 맥주로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무모함과 패거리를 상징하는 사발주 문화는 위세가 여전한 모양이다.

▲대학가는 지금 봄바람과 함께 MT(Membership Training) 바람이 한창이다. MT는 공동체 의식과 팀워크를 다지는 행사로서 이젠 빠질 수 없는 통과의례가 됐다.

새내기한테는 새로운 동료를 사귈 수 있고, 선배들과도 친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그러나 대학가의 상당수 MT는 아직도 술판과 군기잡기로 얼룩져 있음을 본다.

요즘엔 MT를 두고 ‘마시고(M), 토하는(T)’ 것으로 비아냥대는 말까지 등장했다.

대학생활에서 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케 하는 표현이다.

바로 엊그제엔 MT갔던 광주시 소재 모 대학 신입생이 선배들로부터 음주후 폭행을 당해 뇌사상태를 헤매다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

도내 대학가에서도 이런 참변이 일어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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