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4·3 역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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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물진 섬마을 집 올래에 쓰러진 유채꽃하나/부서지는 파도 흰 바닷가 진혼의 조각들/메마른 대지에 인적없는 폐허만/노을로 붉어지며 통곡하는 한라’

-4·3 노래 ‘불의 섬’ 중에서.

제주의 봄은 샛노란 유채꽃과 하얀 벚꽃이 어우러져 피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봄철 한라산을 비롯한 제주의 오름과 파란 바다 등을 바라보노라면 평화롭고 한적한 옛날이 그려지겠지만 실제 58년전 이곳에서 국가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는 사실은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것처럼 ‘평화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4·3의 역사를 되짚어가는 4·3 유적지 탐방은 ‘제주정신’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죽음과 삶(死·삶)의 경계를 넘나들며 4·3을 직접 겪었던 이들에게는 회환의 세월을 일깨워주고,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4·3의 아픔을 오롯이 새겨 다시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제를 심어준다.

제주 4·3사건 58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는 가운데 4·3도민연대와 제주작가회의는 4·3의 흔적을 찾아가는 시간을 마련한다.

제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오는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도내 일원의 4·3 유적지를 찾는 ‘4·3역사순례‘를 실시한다.

4·3평화공원을 찾아 위패봉안실을 참배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기영씨의 소설 ‘순이삼촌’의 무대가 되었던 북제주군 조천읍 북촌리와 선흘리 목시물굴, 잃어버린 마을 화북 곤을동 등을 둘러본다.

320여 명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북촌리에서는 당팟, 엉물, 너분숭이, 북촌교, 북촌포구 및 도대불 등 주민들이 집단 총살당한 현장을 찾아 그 날의 역사를 되새겨본다.

이어 토벌대를 피해 몸을 숨겼다 결국 대거 죽임을 당한 4·3 당시 주민 동굴피신처 ‘목시물굴’과 삶의 모든 것이 불태워진 잃어버린 마을 화북 곤을동을 찾아 아름다운 자연 속에 감춰진 피와 눈물의 제주 역사를 찾아본다.

참가접수는 오는 5일까지 선착순 70명이고 참가비는 1인당 1만원(단 초·중학생은 없음)이다. 문의 4·3도민연대 (755)4343.

제주작가회의의 4·3문학기행은 오는 22일 오전 10시에 출발한다.

연미마을과 만벵디 공동장지, 삼밭구석 및 헛묘, 구억교 터를 둘러보는 이번 기행에서는 현장 시낭송회와 현장강연 등이 이뤄진다. 4·3의 평화적 해결 기회를 무산시키며 강경책으로 반전시킨 오라리 방화사건의 현장인 제주시 연미마을을 시작으로 한림 및 무릉지역 예비검속자 희생자들이 묻힌 남제주군 대정읍 모슬포 만벵디 공동장지를 둘러본다.

이어 잃어버린 마을인 안덕면 동광리 삼밭구석과 4·3 당시 김익렬 9연대장과 무장대 총책 김달삼의 평화협상이 열렸던 구억교 옛터를 둘러본다.

문학기행은 4·3이 남긴 흉터를 엿보며 작가들의 4·3을 어떻게 작품에 반영해 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반영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가신청은 오는 15일까지 선착순 50명으로 오전 10시 출발이다. 문의 (011) 698-1669. %hbc@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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