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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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다.

지난 겨울 혹독했던 추위가 어디로 갔는가 싶게 하루가 다르게 주위에서 봄기운이 물씬 풍겨나기 시작했다.


한 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새봄을 맞는 3월이 새로운 출발점이다.


도내 초·중·고교가 지난 4일과 5일 일제히 개학 및 입학식을 갖고 새 학기에 들어갔다.


아이들은 낯선 친구들과 새로운 환경, 새 선생님에 적응하느라 분주하다. 

 

가정에서는 봄방학 동안 늦잠과 이완됐던 환경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해 아침마다 한바탕 북새통을 치르기 일쑤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교사들에게도 제자들과의 첫 대면은 언제나 가슴 설레고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처럼 새 학기는 흥분과 기대가 앞서는 시기지만 입시를 앞둔 수험생과 그들 부모의 마음은 그리 밝지 못하다.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이 복잡한 대입제도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제주의 경우 지역 여건상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하다는 생각에 더 불안해한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의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전국 대학의 입학전형은 3186가지에 달한다. 

 

여기에 영역별 가중치 부여 등 같은 대학, 같은 전형도 세분화해 실제 대입전형은 2만 가지가 넘는다는 것이 학원가의 이야기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수능 국·영·수 과목의 A, B형에 대한 정보 부재도 고민을 더하게 한다.


이와 함께 고교 입시는 제주에 살기 때문에 유독 심각하게 겪어야 하는 문제다.

 


최근 특성화고 지원자가 늘고 제주시 평준화고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지만 중학교에서 일정 성적 이상이 아니면 원서조차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고입문제는 합격 커트라인대 학생과 학부모만의 문제여서 당사자들만 속앓이를 한다.

 


입시 때문에 중3에 올라가면서 다른 지방으로 떠나는 학생들이 있다는 괴담(?)도 들려온다.

 

 
학교폭력 문제는 순간순간 이슈가 됐다가 사라져버리는 메뉴다.

 


구조적 문제 외에도 학업이든, 진로든, 친구문제든 학생 수 만큼이나 다양한 고민이 아이들과 함께 한다.

 


얼핏 보면 교육현장은 해마다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상자가 계속 바뀌면서 그곳의 문제들 또한 진득하게 사회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때문에 해당 시기 아이들의 고민만 깊어간다.

 


이들 문제 대부분은 아이들이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교육당국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의 관심과 어른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교육당국은 지난해 제주교육이 거둔 ‘전국 최고’라는 성과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

 


각종 계량화된 지수를 통해 거둔 평가 결과를 폄훼해서도 안 되지만 그 사이사이에 숨겨져 있는 허점이나 함정은 없는지 찾아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올해도 ‘청렴도 전국 최고’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도교육청에 아이들 행복을 위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고민이 조금 더 추가된다면 금상첨화다.

 


지역사회도 교육의 문제는 교육당국의 몫이라 치부하지 말고 교육현장을 지원하고 관심 있게 지켜보며 때로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등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

 


애플컴퓨터 공동 창립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최근 세화고 3학년 양연수 학생을 통해 제주의 학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워즈니악은 이메일에서 ‘어른들은 오랫동안 이 세상이 돌아가도록 다른 사람들과 중요한 일을 해온 멘토’라며 어른들의 말을 새겨들을 것을 당부했다.


아이들은 새 학기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짐을 한다.

 


‘세상이 돌아가도록 중요한 일을 해 온 멘토들’이 다음 세상을 책임질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하게 하는 새 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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