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표류 350주년 미술전시 등 다채
하멜표류 350주년 미술전시 등 다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새해에도 네덜란드 열풍이 이어질 것 같다. 올해의 주역이 거스 히딩크 축구감독이었다면 내년의 주인공은 헨드릭 하멜이라는 점이 다르다.

하멜은 ‘하멜 표류기’로 너무나 잘 알려진 네덜란드 선원이다. 그는 한국(당시 조선)을 유럽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다시 말해 조선을 서양에 데뷔시킨 홍보대사였던 셈이다.

그는 1653년(효종 4년) 일행 36명과 함께 일본 나가사키(長崎)로 가던 중 제주도에 표착했다. 서울로 압송돼 훈련도감에 편입된 하멜은 강진의 전라병영과 여수의 전라좌수영에 배치돼 잡역에 종사하다가 1666년 일행 7명과 함께 탈출해 일본을 거쳐 귀국했다.

새해는 그가 조선에 표착한 지 350주년이 되는 해다. 문화예술계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를 기념하는 갖가지 행사를 기획 중이다. 네덜란드 정부도 이 기회를 적극 살려 양국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먼저 미술전시회의 경우 덕수궁미술관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을 내년 8월 15일부터 11월 9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하멜이 살았던 17세기는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기로 렘브란트, 베르메르, 프란츠 할츠 등의 작품 60점 가량이 한국에 온다.

예술의전당은 세계 디자인계에서 주목받는 네덜란드의 드룩 디자인 그룹의 작품을 들여와 9월 26일부터 10월 19일까지 소개한다. 가구, 조명, 소품 등의 작품과 오브제로 유럽 디자인의 흐름을 가늠하도록 하겠다는 것. 서울시립미술관도 10월 11일부터 11월 20일까지 ‘한-네덜란드 특별전’을 계획하고 있다.

하멜의 한국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남, 하멜 재방문하다’도 만들어져 내년 2월 열리는 로테르담 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 출품되며 내년 봄에는 한국 TV를 통해 방영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영화기획사 레티나 엔터테인먼트가 제작 중인 45분 길이의 이 영화는 한국인 입양아 아느미크 남이 주연을 맡았다. 아느미크 남이 20여 년 만에 모국을 방문해 하멜이 거쳐간 행로를 따라가는 역사체험기다.

하멜 표착 350주년 행사를 다각도로 추진 중인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은 한국에 하멜 관광코스인 ‘하멜 트레일(Hamel Trail)’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멜이 거쳐간 행로를 관할하는 코스로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해 개발하고 곳곳에 기념표지판도 세운다는 것이다. 하멜의 행로는 제주~해남~강진~나주~장성~공주~천안~수원~과천~서울이다.

네덜란드 대사관은 이 밖에도 네덜란드 오케스트라와 무용단 내한공연 등도 추진하며 표착지인 제주에 하멜의 상선을 재현하는 사업도 남제주군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재현 모형은 네덜란드 바타비아 광장에 전시된 바타비아호(號)로 정해졌다.

하멜은 1651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선원으로 바타비아(현재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거쳐 일본으로 가다가 제주도에 표착했으며 귀국 후 ‘하멜 표류기’를 써서 한국의 지리, 풍속, 정치, 군사, 교육, 교역 등을 유럽에 알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