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진정한 축제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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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들불축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모여 축제를 즐겼고, 행사 주최 측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들불축제만이 아니라 제주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가 끝날 때마다 성공적인 축제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실상은 어떤가.

도내에서 열리는 축제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정부가 인정하는 우수 축제는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제주도에 제출한 제주향토문화예술진흥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제주에서 열린 축제는 문화예술축제 10건, 지역특산물축제·지역특성화축제·생태자연축제 각 8건, 전통문화축제 7건 등 모두 48건이다.

부실한 축제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제주도가 구성한 축제육성위원회는 2007년 2월 29개 축제 중 8개 축제를 퇴출시켰지만 이후 2011년까지 오히려 새로운 축제가 생겨나면서 축제가 오히려 늘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2006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전국 지역 축제를 대상으로 심사해 선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 포함된 도내 지역축제는 들불축제와 서귀포칠십리축제 2개뿐이다.

어디 이들 축제뿐인가.

제주도가 지난해 처음 개최한 ‘탐라대전’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제주도의회는 탐라대전 예산 26억원 중 정작 중요한 스토리텔링 관련 예산은 전혀 없고 어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불꽃놀이에 3억3000만원을 쏟아 부었고, 26억원을 쓰고도 2억5000만원짜리 가설건축물 같은 덕판배 하나 남긴 실패한 축제라고 비판했다.

도의회는 또 장기적으로 축제를 치를 장소와 시설을 구축하고 점차 보완해 나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제주에서 열리는 축제가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주민들의 참여와 진정한 제주문화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들여 연예인을 초청하거나, 단순히 먹거리 장터만 들어서 어디를 가든 똑같은 음식을 먹어야 하고 제주만의 독특함을 갖는 문화행사가 없는 축제에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혹자는 최근 필자에게 탐라문화재나 들불축제 등에서 지역별 관혼상제의 모습을 재현하고, 그때마다 나오는 음식을 선보인다면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전통문화 계승에도 도움을 주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현재의 축제 방식보다 훨씬 나은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제주지역 축제가 이렇게 됐을까. 축제가 우후죽순처럼 무분별하게 생겨나는 데다 대다수 축제가 킬러 콘텐츠가 없고 차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부르짖고 있는 제주에 대표 축제가 없다는 것은 문제다.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은 축제는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다.

잘 꾸려진 축제는 유·무형의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제주 문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지역 축제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제주의 대표적인 축제를 서둘러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단순히 먹고 노는 축제는 더 이상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제주도가 현재의 축제를 냉정하게 평가한 뒤 우수 축제에 대해서는 지원을 늘려가는 것과 함께 제주의 대표 축제를 발굴·육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김대영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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