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고향서 펼쳐지는 신명나는 굿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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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전통굿 페스티벌
1만 8000여 신들의 고향인 섬 제주. 신과 인간이 만나는 ‘굿판’에서 신명나는 울림이 퍼진다. 제주가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굿’ 잔치로 들썩거리고 있다.

먼저 굿을 하기 위해 밖에는 큰대(旗)를 세워 신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오게 한다.

심방(무당)이 장고 앞에 앉아 ‘천지가 혼합이 되어 옵니다…’로 창을 이어나가고 춤과 무악이 펼쳐진다.

심방은 굿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과 마을의 간절한 사연을 신에게 아뢴다.

심방의 구성진 소리와 푸짐한 해학, 자연스러운 춤은 그동안 사람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준다.

이처럼 예로부터 무속신앙으로 내려온 다양한 굿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제주전통문화 엑스포(EXPO) 전통굿축제 한마당인 ‘굿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제주전통문화연구소(소장 박경훈)와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가 21일 오후 막을 올려 오는 25일까지 국립제주박물관과 도내 일원에서 초대하고 있다.

■ 전통굿의 향연

전통굿 페스티벌은 제주의 굿을 비롯해 한국의 대표적인 굿을 비교해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오는 24일 선보이는 ‘제주 큰굿(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3호)’은 한국고대문화의 원류이자 국내 최대 규모인 ‘굿 중의 굿’이다. ‘동양의 그리스·로마신화’로 불리운다.

경륜이 있는 큰 심방을 수심방으로 해 모든 의례를 연속적으로 다하는 일종의 종합제로 길게는 두 이레인 열나흘, 즉 보름 동안 이어진다. 문서를 아는 심방이 맑고 공정하다고 하는 저승법인 굿법에 따라 제대로 하는 ‘차례차례 재차례 굿’이다.

이에 앞서 22일과 23일에는 각각 서울 ‘새남굿(중요무형문화재 제104호)’, ‘동해안 별신굿 (중요무형문화재 제82-가호)이 펼쳐진다.

‘새남굿’은 서울과 경기지방의 전통적인 망자천도굿으로 망자를 천도하는 새남굿거리에 앞서 안당사경맞이거리를 행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안녕도 기원한다.

‘동해안 별신굿’은 동해안 일대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마을 굿으로 지역주민들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한다.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인 제주칠머리당 영등굿 영등송별제에 참관할 수 있다.

■ 전시·공연·음식·문화유산 체험

제주 굿의 또 다른 아름다움인 ‘기메’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기메’는 굿판에 설치하거나 의례에 직접 쓰기 위해 창호지나 백지, 천 등으로 만든 신의 형상이다. 굿판을 더욱 아름다운 장소로 연출하는 시각적 장식물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 기간 놀이굿 공연단 시연도 볼만하다. 풍물굿패 신나락이 그동안 다듬어 온 ‘초공풀이’를, 제주춤아카데미가 ‘제주 굿 춤’ 공연을 보여준다. 아울러 제주큰굿보존회 회원 심방들도 흥을 돋운다.

또 제주의 굿판에 오르는 음식 체험 기회도 주어져 먹거리와 함께하는 굿 잔치를 만끽하게 된다. 돌레떡과 옥돔을 얹어서 말아 먹는 메뉴를 비롯해 굿 산적과 고소리술, 정의골 청주와 빙떡의 맛을 볼 수 있다.

신을 모셔놓는 신당(神堂)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23일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미륵돌 신앙의 유래’를 찾아 화북윤동지영감당, 와산당, 김녕 서문하루방당으로 떠난다.

24일에는 ‘제주본향당 신화의 전승과 의미’를 되새기며 송당본향당으로 향한다.

문의 ㈔제주전통문화연구소 755-7372,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742-8861.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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