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배설 처리도구 서울시 공원 비치...일본.미국 수출 성공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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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캠프포독 대표 임지아씨...중학교 졸업 후 창업 도전
제주에서 애견용품을 개발한 임지아 캠프포독 대표(25)는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않은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서울 출신인 임 대표는 충주에서 삼촌이 운영하던 연수원을 빌려 애견 동반 캠핑장을 열었다. ‘개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불가능 할까’라는 고민이 중졸 창업자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16세였다. 주위에 애견을 동물병원에 맡기고 제주도로 여행가는 사람들을 보고 그는 애견 캠핑장 터를 충주에서 제주로 옮기기로 했다.

21살이 되던 그는 새 출발을 위해 2008년 제주에 정착했지만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기내 공간 문제로 모든 항공사가 비행기 1대 당 애견 탑승을 2~4마리로 제한하는 것을 뒤늦게 알게됐다. 결국 ‘제주 애견 동반 캠핑장’은 사업성이 떨어져 물거품이 됐다.

강력히 반대하는 부모에게 사업 및 인생계획서를 보여 주며 제주에 온 그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홀로 서기를 시작해야 했다.

문득 애견 배설물을 치울 때마다 사람들이 찡그리는 모습이 떠올랐다. 귀엽고 사랑스런 애견이지만 얇은 비닐봉지나 휴지로 배설물을 거두는 것을 모두 싫어했다.

전에 캠핑장을 운영할 당시 개주인들은 돈을 냈다는 이유로 배설물을 그대로 두고 갔다.

위생적이고 편리하게 수거할 방법이 없을까? 휴대용 배설 처리도구는 그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됐다.

2009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아이디어 지원사업에 선정됐지만, 제품화까지는 2년의 세월이 걸렸다. 시제품 제작, 브랜드화, 생산 단계에서 특허 등록, 홈페이지 제작 등 일 더미가 밀려왔다.

“사업 초기에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제주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를 매일 찾아갔죠. 원래 컨설팅만 받아야하지만 디자인 개발부터 창업·투자·특허 등 모든 것을 물어봤죠. 심지어 이메일 활용법까지….”

미혼인 그녀는 많은 도움을 준 제주상의 지식재산센터를 ‘친정’으로 부르고 있다. 사업 자금 확보도 어려웠다.

신용보증기금에 청년 창업지원금은 신청했지만 사업계획서가 미흡하다며 매번 거절당했다. 이후 악착같이 동물병원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홍보하고, 구매 의향서에 서명을 받아오자 지원금을 받게 됐다.

그가 설립한 ‘캠프포독’ 회사는 2010년 드디어 배설물 처리도구인 ‘멜로디 펫’을 출시했다.

‘멜로디 펫’은 손바닥만 한 종이를 누르면 종이 주걱이 분리되고, 이것으로 빗질하듯 쓰레받기 모양의 비닐봉지에 배설물을 쓸어 담으면 된다. 직접 배설물을 만지지 않아도 처리가 가능하다.

때맞춰 서울시가 공원에서 배설물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당초 배설물 봉투함에 1회용 비닐봉지를 마련하려던 서울시는 그의 제품을 보고 남산공원 등 15개 전 공원에 ‘멜로디 펫’을 비치했다.

현재 울산·안양·충주시에서도 그가 만든 제품을 공원에 설치했다. 정작 제주에서 개발한 그의 제품은 도내 공원에는 비치되지 않아 애견 주인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서 선보인 이후 일본과 미국에도 수출되고 있다. 지금까지 4000만원 상당을 수출했지만, 추가 주문과 상담이 잇따르면서 앞으로 수출 예상액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 대표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비해 검정고시로 고입·고졸 과정을 모두 마쳤다”며 “애견 배설 처리도구는 제품화 된 6개 가운데 현재 1개만 출시된 만큼, 신제품을 체계적으로 홍보해 더 많은 수출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임지아 캠프포독 대표가 사무실에서 애견 배설 처리도구인 ‘멜로디 펫’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 수출을 겨냥해 캐릭터를 개발했고, 제품명도 영어로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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