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위협 받는 제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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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가 ‘해적(海賊)’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25일 선장 혼자 승선한 채 남제주군 안덕면 화순항 인근 해상으로 방어잡이 나갔다가 한때 실종됐던 6.34t짜리 소형어선 대승호 사건이 해적의 소행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적들은 대승호의 선체를 파손하고 어군탐지기.무전기.위성항법장치.배터리 등 값비싼 어선 장비들을 탈취해 갔다. 심지어 파손된 선체까지 끌고 달아나다 공해상에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선장은 행방불명이 되었다. 그러나 해적들은 오리무중, 잡히지 않고 있다.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다.

일단 해경은 피해 어선인 대승호 뱃머리에 국내 어선이 사용하지 않은 로프가 묶여져 있는 점과 사건 당일인 지난 25일 기상 악화로 많은 중국 선박들이 화순항에 피항해 있었던 점 등으로 미루어 외국 어선, 특히 중국 선박 쪽에 혐의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단서조차 잡지 못한 모양이다.

사실 중국어선들이 우리 어선들에 대해 해적과 유사한 행위를 해온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어획물.어구 등의 강탈이거나 어장 침범, 혹은 이를 둘러싼 위협의 범주 안에서 저질러진 것이었지, 이번처럼 인명에까지 해를 가하는 야만적이고 노골적인 전형적 해적행위와는 차이가 있었다. 불행 중에도 그나마 대승호의 승선 인원이 선장 혼자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여러 명이었다면 인명피해는 더 클 뻔했다.

이제는 제주 바다에 대한 경비를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중국 어선의 우리 어장 침범이나 위협 내지 폭력, 마약 해상밀거래와 밀입국, 기타 안보 사항 등이 해상경비의 중점사항이었지만 여기에 해적 예방이라는 다른 문제가 추가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앞으로 또 어떤 대형 해적사건이 발생할는지 안심할 수가 없지 아니한가.

제주 어민들의 해적에 대한 불안은 생계 위협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늘 거론돼 왔듯이 제주해경의 인력 증원과 경비정 등 장비의 대폭 확충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차라리 임시 유보되어 있는 화순항 해군부두 계획을 완전 철회하고 그 대안으로 거기에 맞먹는 제주해경 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상 경비 정책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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