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전문 강사 김윤수씨
“농사를 지으며 흙과 제 자신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답은 살아 있는 흙과 거기서 자란 먹거리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김윤수씨(52·제주시 애월읍)는 유기농법 전문가로 삶의 자유와 느림을 꿈꾸고 있다.
힐링 파머(Healing Farmer·치료하는 농부), 도시농업&자연순환 유기농업 전문강사로 적혀 있는 명함이 그의 존재를 알려준다.
그는 한 때 농촌진흥청에 몸을 담고 버섯 종균 배양 업무를 하던 경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일반 농업인들의 관행대로 농사를 지으면서 흙과 자신을 죽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지만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유기농업 노하우를 배웠고, 이를 토대로 도전에 나섰다.
첫 실험 무대는 10여 전 애월읍 지역에서 운영한 ‘벌거벗은공화국’ 농장.
그는 ‘농부는 생명을 키우는 사람’이라며 벌레와 곤충, 미생물도 생명으로 인정하고 공생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농사를 지었다.
그 결과 농약이나 비료, 기계화 없이 연중 신선한 채소를 수확, 괜찮은 수입을 올렸다.
몇 년 전부터는 농사 규모를 줄여 텃밭을 일구는 한편 사람 손으로 직접 농사를 하는 유기농업 강사로 전국을 누비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토종 씨앗을 발굴하고 보급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그가 카페지기로 있는 ‘도시농업운동본부(http://cafe.daum.net/k9001)’에서는 도시농업, 자연순환유기농업, 자연양계 등 관련 농법, 토종 씨앗 파종과 분양 행사, 각종 교육과 모임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대전광역시 만인산푸른학습원과 ‘자연순환 전문가’ 양성 교육 기관협력 협약을 맺고 오는 11월까지 자립형 농업과 도시농업 운동 보급에 나서고 있다.
그는 전 세계가 직면한 식량과 자연환경,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지속 가능한 자연순환 유기농법을 강조한다.
그는 “유기농업의 최적지인 제주도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식량산업으로 의료서비스산업과 연계하면 제주도만의 음식을 갖고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며 “제주는 넓은 평야 대신 돌담과 어우러진 조그만 밭이 있다. 그 곳에서 손으로 하는 유기농법은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중한 토종 씨앗은 참먹거리의 힘”이라며 “집 주변에서, 야산에서, 오일시장에서 씨앗을 찾다보니 수백 종 넘게 보유하게 됐다. 그 중에는 태풍도 이겨내는 옥수수, 고추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씨앗도서관을 만들어 지난해 봄 일반인들에게 토종 씨앗을 보급한 데 이어 4월에도 토종 씨앗 나눔 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소개, 관심 있는 사람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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