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의 내면세계와 일생
털의 내면세계와 일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변종철/제주대 화학과 교수

요즈음 여성들은 겨드랑이 등의 털을 제거할려고 노력하지만 인체에 나는 털은 나름대로 기능이 있다. 식물의 기관에도 털이 있는 것으로 보면 털이 동·식물에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털은 신체 위치에 따라 여러가지 역할을 한다. 즉 털의 존재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며, 기능성 생성물이다. 자연스러움을 거역하면 항상 문제가 수반된다.

 

개인적인 생각에 의해 원치 않는 털을 제거하는 화학물질을 제모제라고 한다. 대부분의 제모제는 황화나트륨 또는 싸이오글리콜릭산 칼슘(calcium thioglycollate; Ca(HSCH2CO2)2) 같은 수용성 황화물 등이 함유된 크림 혹은 로션 형태로 제조된다.

 

이들은 염기성 혼합물로 털의 일부 펩타이드 결합(peptide bond)을 파괴하여 털을 제거한다. 피부도 단백질로 만들어져 있으므로 털을 제거하는 화학물질은 피부에도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털은 체내에 이물질의 침입을 막고 자외선 등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고, 마찰을 감소시켜 활동을 자유롭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털의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 등을 비롯하여 몇 가지 특성을 알고 있으면 미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털의 길이에 관해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눈썹이 머리카락처럼 길게 자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털의 종류에 따라 자라는 길이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산신령 할아버지의 긴 눈썹의 표현은 과학적인 것이 못된다.

 

털이 자라는 곳은 피부에 있는 모낭이다. 모낭 내에 있는 케라티노사이트(keratinocyte)라는 세포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을 생성시킨다. 이 케라틴이 털의 주성분이다.

 

초기에는 케라틴이 왕성하게 형성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이의 형성이 감소·정지한다. 이제 털의 성장이 멈춘 상태로 이때부터 털은 모근과 분리, 이별하기 시작한다.

 

모발이 자라는 속도는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하루에 0.1~0.5mm 정도이다. 모발은 끊임없이 성장기와 퇴행기·휴지기의 순환을 경험한다.

 

모낭에 따라 털이 자라는 성장기와 생장이 정지된 퇴행기·휴지기의 기간이 상이하다. 머리카락은 성장기가 2~ 6년으로 길고, 퇴행기·휴지기가 2~6 개월 정도로 짧다. 반면에 눈썹은 성장기가 수개월 정도로 짧고 퇴행기·휴지기가 약 1~2년으로 길다. 따라서 눈썹은 오랫동안 짧은 길이를 유지한 후 빠진다.

 

털의 성장주기는 성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모발이 길다. 이는 남자 머리카락은 성장기가 대략 4년, 여자는 6년 정도로 더 길기 때문이다. 간혹 모낭의 성장기 조절이 안 되면 긴 털이 난다. 사마귀에 난 털이 다른 부분의 것보다 긴 이유이다.

 

손·발톱도 피부 부속기관으로 표피의 각질층이 변형된 것으로 딱딱한 케라틴으로 구성되어 있다. 손톱은 어린이일 때는 길게 잘 자라지만, 어른이되면 길이보다는 두께가 중시된다.

 

손톱의 흡습·건조에 의한 딱딱함의 정도는 모발의 경우와 유사하며, 흡습에 의해 유연해지고 건조에 의해 견고해진다. 일상생활 중 목욕을 한 후에 손톱을 깎기 쉬운 것은 이 흡습에 따른 손톱의 유연화에 의한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