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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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인프라, 국가전략 경제특구 최적지"


정부가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입법화를 통해 국가전략적인 개방화 프로젝트의 첫 장을 연 후 그 여세를 몰아 야심찬 지역단위 개방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정부가 인천, 부산, 광양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핵심도시를 경제특구로 지정한 일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으로 한반도 전체가 세계화와 개방의 거센 흐름에 생존하기 위한 개방의 창구로 변모하고 있다.

이로써 국제자유도시, 경제특구, 경제자유구역 등 이름은 달리하지만 각 지역은 저마다 차별화된 개발전략으로 동북아의 거점도시를 꿈꾸며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에 외자유치에 초점을 맞춘 경제자유구역법의 제정으로 동북아의 허브도시를 꿈꾸는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현장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한 것을 토대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31일 오후 2시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춘동 일대 앞 송도 정보화 신도시 건설을 위한 매립현장.

희미하게 보이는 수평선을 배경으로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이 육지와 연결된 도로를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어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광활한 매립지 위에 골격을 갖춘 생물산업기술실용화센터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고 국제비즈니스센터가 들어설 곳에는 부지 조성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은 국제물류거점으로 개발될 영종도, 국제금융거점으로 육성될 서북부매립지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핵심 전략지이다.

2020년까지 개발이 완료될 송도 정보화 신도시는 553만여 평(여의도 면적의 6배)의 매립지로 현재 400여 만평의 매립이 완료돼 6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인천시가 구상하는 경제자유구역 프로젝트는 동북아 국제물류, 비즈니스 중심국제도시이며 이를 위해 국제업무 및 국제금융, 외국기업의 활동보장, 언어의 국제화, 첨단정보, 생명산업, 국제쇼핑, 국제회의, 관광휴양산업까지 망라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국제금융, 첨단산업, 국제자유무역, 관광휴양, 영어서비스 강화, 휴양형 주거단지 등과 상당부분 중첩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송도 신도시는 앞으로 다국적기업 아시아 태평양지역본부 및 국제 업무 거점지, 첨단산업단지로 개발되는만큼 외국인 기업의 투자가 가장 활발하다.

지금까지 해외자본 128억5000만달러(17조원)에 대한 투자계약이 완료됐으며 이외에도 외국자본의 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매립지 전체가 인천시 소유인만큼 해외자본의 투자유치가 용이한 이점이 있고 배후에 거대한 수도권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영종도는 국제공항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국제물류중심지와 국제업무, 종합휴양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서북부 매립지는 전체 부지가 국가 소유라는 점에서 개발이 용이하고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점을 이용해 국제금융중심도시로 집중 육성하고 외국인거주지역으로 특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골프장, 호텔 등 숙박시설, 카지노 등 국제적인 유흥사업, 테마파크, 대형 유통시설, 각종 관광위락시설까지 외자 유치 대상으로 설정해 국제적인 휴양관광지로 특화하려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긴장케 하고 있다.

또 적극적인 개방화전략으로 외국인 전용공단과 외국인 전용주거지역을 지정해 해외자본과 기업의 유치를 모색하고 있으며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못지 않은 세제혜택과 행정서비스 제공에 나선 상태이다.

이처럼 동북아시아의 최대 허브도시의 비전을 가진 인천 경제자유구역이 갖는 최대 이점은 동북아시아의 주요 도시를 전부 연결하는 국제공항과 인접해 있음으로써 접근성이 용이한 지리적 요충지라는 점이다.

또 배후에 수도권이라는 배후도시가 시장성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대부분 개발지역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소유라는 점에서 부지 매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공항과 항만 교통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진 기반 위에 국가전략적인 동북아프로젝트와 연계됨으로써 대륙과의 연결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제주도와 비교할 수 없는 전략적인 이점이다.

반면 제주국제자유도시와 마찬가지로 개발 재원 대부분이 민자와 외자유치에 달려 있고 미사일기지와 분뇨처리시설, 쓰레기 매립장, 소각장, 화력발전소 등 환경저해시설들이 포진해 있는 등 주변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또 구역별 개발계획 자체가 물류와 비즈니스, 금융, 첨단산업, 관광, 주거 등 백화점식으로 나열되고 중복됨으로써 경쟁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특화전략이 모호하다.

이런 점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사람과 자본, 물자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국제자유도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입각한 특화된 차별화 전략만이 살길임을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국제금융과 자유무역 등 국제비즈니스 거점을 지향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도시들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차별화된 경제전략을 마련하고 해외자본의 유치에 적극 뛰어든 이상 제주국제자유도시가 갖는 해외자본유치창구는 독점적 지위를 더 이상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국내 다른 경제자유구역에 비해 우위에 있는 휴양 중심의 국제관광거점으로 특화하고 이에 맞는 관광.휴양시설의 투자유인책을 강화하고 이에 맞춘 법 개정과 추진계획 보완이 이뤄져야 할 상황이다.

이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경제자유구역법의 제정으로 비교우위를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외자유치와 개방화 측면에서는 오히려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화의 도도한 흐름을 애써 무시하고 관망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주도해야만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선 도민의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며 더 나아가 국내외 국제도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과감한 발상의 전환만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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