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책에 날개를 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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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벤치에 책 한 권이 놓여 있다. 누가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갖다 놓은 책이다.

책의 겉표지 안쪽에는 메시지가 쓰여 있다.

“당신에게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추천합니다. 원하시면 가져 가 읽으세요. 이제는 당신이 감명 받을 차례입니다.”

책을 읽은 사람은 그 책을 자신의 소유로 하지 않는다.

같은 방법으로 공공장소에서 보이지 않는 독자에게 책을 전한다.

그렇게 책의 새로운 여행은 시작된다.

이름 하여 ‘북 크로싱(Book Crossing)’이다.

▲‘북 크로싱’은 한 번 읽은 양서를 책장에만 꽂아 두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자는 적극적인 문화운동이다.

읽기(Read), 쓰기(Register), 양도(Release) 등 3R을 모토로 2001년 미국인 론 혼베이커에 의해 창안됐다.

지금 혼베이커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세계적으로 20만 명 이상이 회원으로 등록하고 있을 정도로 유행 물결이 크게 일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상륙해, 일부 대기업에선 경영진이 직접 이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독서를 매개로 직원간의 자율적 자기계발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삼성카드의 경우 매달 선정된 책을 읽은 후 인터넷상에서 서로의 감상을 나누고 추천해주는 독서경영으로 직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어제(23일)는 유테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 Copyright Day)’이다.

이 날을 맞아 성남문화재단, 한국출판인회의, 온라인 포털 네이버는 서울 분당 율동공원내 ‘책 테마파크’에서 “책에 날개를 달자”라는 주제로 ‘북 크로싱’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

신간 서적 1만 5000권을 한 권당 1000원에 판매하여, 책을 읽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책에 달린 이름표에 기입한 뒤, 네이버를 접속해 그 책의 위치를 등록하도록 했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책의 행방을 알고 릴레이 독서를 권장하는 이벤트였다.

모처럼 ‘보는 사회’의 대표주자 인터넷과 ‘읽는 사회’의 대표주자 독서가 함께 했다.

인터넷이 독서의 무덤만은 아닌 것이다.

책의 향기가 피어나는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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