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깍두기도 씹을 수 있는 즐거움이 생겼어요"
"사과, 깍두기도 씹을 수 있는 즐거움이 생겼어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강윤미씨, 감사의 편지...구강건강사업으로 기쁨 되찾아

선천적으로 장애를 지니고 태어난 나는 내 몸을 가눌 수 있을 때까지 칫솔질을 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자랐으니 치아는 까맣게 충치가 먹어 치아뿌리만 남아 음식을 먹을 때마다 씹는데 어려움이 참 많았었다.


칫솔질이 부실해 치아가 조금씩 충치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어금니들엔 구멍이 숭숭 뚫리고 치통이 심해져 아픔을 참기가 어려워졌다. 치통으로 거의 진통제를 달고 살다가 결국엔 어렵게 병원에 가서 충치 먹은 치아를 다 뽑아버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뽑고 난 자리로 음식물이 들어가 피부를 자극하고 헐어 치통 못지않은 아픔을 감수해야만 했다.


보철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다고 해서 차마 엄두도 못 내고 거의 20년 가까이 치아가 없는 채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2011년에 활동하고 있던 DPI(한국장애인연맹)에서 연락이 왔다.

JDC와 제주도치과의사회에서 장애인연합회를 통해 ‘JDC장애인 구강건강사업’을 시작하게 됐으니 보철이 필요한 회원은 신청을 하라는 것이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무작정 신청했다. 그런데 믿어지지 않았던 것은 보철대상자로 선정이 되었다고 연락이 온 것이었다. 치료를 하러 가게 된 첫날엔 너무도 설레어서 가슴이 다 두근거렸다.


나의 치료를 맡아준 치과는 신제주에 있는 ‘그린치과’였다. 짧지 않은 치료기간 동안 선생님들이 불편함 없이 늘 웃음 띤 얼굴로 맞아주고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무척이나 마음이 편안했다.


치료가 끝나고 난 뒤로 즐거움이 하나 생겼다. ‘아삭 아사삭’ 새콤하고 달콤한 사과를 크게 한입 베어 물고 아삭아삭 씹어 먹어본다. 예전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인데, 이젠 사과, 깍두기도 씹을 수 있는 즐거움이 생겼다.


이 자리를 빌어 JDC와 제주도치과의사회, 그리고 장애인연합회의 여러 선생님들께 이렇게 글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참 다행이다.


그리고 이건 욕심인 듯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사업이 지속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가 오늘 사과를 고민하지 않고 씹을 수 있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다른 중증 장애인들도 그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꿈을 꾸어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