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전통적 가정윤리를 생각하게 한다.
특히 조선시대 선비들의 윤리관이었던 오륜(五倫)을 떠올려 본다.
오륜은 수직적 인간관계를 말하는 삼강(三綱)과는 달리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친함이 있어야 한다는 ‘부자유친(父子有親)’,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한다는 ‘부부유별(夫婦有別)’,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어야 한다는 ‘장유유서(長幼有序)’가 그리워진다.
주변을 돌아보면 위기의 가정들이 늘고 있어서다.
▲5월에는 가정의 달을 상징하는 날이 셋 있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이 그 것으로, 우리는 이 날의 참 뜻을 되새기고자 노래를 부르곤 한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로 시작되는 어린이날 노래는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로 끝난다. 어린이는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는 새싹들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 보다도 높은 것 같애’는 어버이날 노래인 ‘어머니 은혜’ 1절이다.
어버이의 은혜를 헤아리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미덕을 항상 깨우쳐 준다.
또 스승의 날에 부르는 ‘스승의 은혜’는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며 스승의 공덕을 간직케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 5월의 노래는 해를 거듭할수록 빛이 바래지고 있다.
어른에 의해 방치되거나 버려지는 아이들이 한 둘이 아니고, 자식들한테 학대받고 쫓겨나는 어버이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스승을 촌지나 받아먹는 존재로 비하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말은 달나라 얘기가 된 지도 오랬다.
반인륜적 패륜범죄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 어버이, 스승은 넓게 보면 한 가정이다.
이들의 위기는 곧 사회의 위기다.
해법은 가정복원이다.
5월의 노래가 제 빛을 내도록 부활돼야 한다.
그 길은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사랑하는 일이다. ‘화목의 달’이 머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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