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마을 뜨는 동네 - (2)서귀포시 솜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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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낭만’ 숨쉬는 생태공원으로 변신


“도심 낭만이 숨쉬는 생태공원으로 되살아났어요.”

서귀포시 천지연폭포 상류지역에 위치한 솜반천이 새롭게 태어났다. 한때 주변에 무허가 건물이 난립하고 농약과 생활하수가 유입돼 몸살을 앓았던 솜반천. 하지만 하천을 되살리려는 서귀포시와 지역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 이제는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심 속 생태공원’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이곳 산책로에서 만난 주민 김태식씨(40.서귀포시 서홍동). 김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이제는 사시사철 흐르는 맑은 물에 친환경적인 주변 정취가 어우러져 시민 휴식처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하천 주변에는 겨울을 잊은 어린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물속에 있는 송사리를 잡고 있었다.

솜반천은 예로부터 서귀포시민의 젖줄이자, 아련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서귀포 출신이면 누구나 솜반천에 어린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물장구 치고 참게잡이를 하던 곳,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 주던 도심속 휴식처였다.

하지만 이러한 솜반천이 언제부턴가 심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인근 과수원에서 농약이 흘러들고, 생활하수에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각종 쓰레기로 인해 하천은 죽어갔다.

설상가상으로 하천 인근 지역에 오일장이 들어서면서 주변에는 무허가 건물이 어지럽게 들어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 솜반천은 제 모습을 잃었다. 오랫동안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참게와 다슬기 등이 하천에서 사라졌고 동네 어린이들이 물장구치는 모습도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한때 죽은 하천이던 솜반천이 행정기관과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일이다.

서귀포시는 2000년부터 솜반천을 생태환경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국비 11억4000여 만원 등 모두 19억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폈다.
시는 하천변에 무질서하게 들어선 주택 부지 15필지 6471㎡를 매입해 정비했고 하천 호안을 자연석으로 교체했다.

또 피크닉장 2곳과 목재 산책로 734m, 인공 수로 100m, 파고라 15곳, 나무다리 2곳 등을 새롭게 설치했다.

여기에다 하천 주변에 구실잣밤나무와 담팔수, 먹구슬나무 등 향토수 14종 613그루를 심었고, 탐라산수국과 털머위, 감국 등 13종 5만여 본의 야생화를 식재해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완전 탈바꿈시켰다.

솜반천 정비사업은 지난해 5월 마무리돼 지역주민들의 축하 속에 개장식이 치러졌다.

새롭게 단장된 솜반천의 포인트는 무엇보다 바닥을 훤히 볼 수 있을 만큼 깨끗해진 하천수. 사시사철 재잘거리며 흐르는 맑은 물줄기는 일상에 찌든 도시민들의 마음을 씻어주고 있다.

1급수의 하천으로 복원된 솜반천에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수생동물들이 다시 서식하기 시작했고 날이 갈수록 그 개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참게와 다슬기, 송사리와 소금쟁이, 물방개 등 다양한 수생동물들이 풍부하게 관찰되고 있다.

특히 참게는 갑각 길이가 6~7㎝로, 최대 성장치에 달해 솜반천이 참게의 최적 서식지로 변모했다.

이처럼 생태계가 복원된 솜반천은 도심 휴식공간이자 생태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서귀포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입소문을 통해 찾아오고 있어 지역의 관광명소로도 한몫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여름철 관광객이 하루 평균 300여 명 찾아왔고, 겨울철인 요즘에도 하루 방문객이 100여 명에 달한다.

서귀포시와 서홍동 자생단체는 되살아난 솜반천을 지역의 보고(寶庫)로 여기며 솜반천 지키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생태환경을 제공, 전국적으로도 이름난 하천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정성을 모아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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