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가 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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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타는 섬 제주 안의 또 다른 섬 우도(牛島)를 가보셨는지요?

성산일출봉을 보며 웃음 짓는 쇠머리언덕의 푸근함, 코발트빛 바다와 파아란 하늘이 맞닿아 연출하는 천혜의 풍경, 은은하게 빛나는 하얀 산호모래, 넓고 푸르른 들판과 노오란 유채꽃 물결….

진정 우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색깔이 무엇보다 아름답다는 불변의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감히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최고의 자연관광지 중에 한 곳이라고 자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우도팔경을 비롯해 직접 보고 느끼는 우도 속살의 모든 비경들은 삶에 지친 마음을 정화시키면서 근원적인 활력을 다시 샘솟게 하는 ‘힐링의 섬’이자 ‘충전의 섬’입니다. 그래서 우도를 찾는 관광객과 도민들의 발길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방문 관광객이 104만명을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12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우도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끼리는 물론 혼자도 찾을 수 있는 ‘가고 싶은 섬’입니다. 그런 우도에 최근 관광 개발 바람이 불더니 여기저기서 아프다는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심각하게 표현하자면 자연이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죠.

우도에 발을 디디면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울음소리가 너무 무질서한 교통 문제입니다. 말 그대로 굉음을 내고 달리며 공해를 유발하는 ATV는 올레길 보행자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승용차와 버스, 자전거 등까지 뒤엉켜 해안도로를 함께 질주하고 있는 모습은 분명 우도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최악의 오점임에 틀림없습니다.

우후죽순 들어서는 펜션 등의 숙박시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일부인 경우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우도의 색깔을 퇴색시키는가 하면 과당 경쟁으로 인해 관광객 민원을 부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관광객 유치 경쟁으로 음식점 등에 설치된 입간판 등의 홍보시설이 과다하게 많을 정도로 무분별하게 늘어나 관광객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도는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한 자연경관 훼손이라는 상처를 입었던 제주도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기우라면 좋겠지만, 답습하지 말아야 했던 그 상처를 고스란히 입게 되면 우도 역시 몸살을 앓는 후유증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그래서 이제는 흐느끼고 있는 우도의 울음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의 지역주민 이익도 중요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주민 이익을 답보하는 원천이 바로 ‘우도가 지닌 자연의 아름다움’이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행정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쩌면 지사 공약으로 추진되는 우도지역 도의원 배정보다 더욱 시급하게 고민하고 해법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 우도의 울음소리에 대한 치유법이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지난해 11월 이 지면을 통해 스위스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 ‘체르마트’라는 작은 마을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제주올레와 ‘우정의 길’ 협약을 맺기도 한 체르마트는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연 우도와 제주도에게 명심해야 할 교훈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이익에만 급급해 청정 자연환경을 훼손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 유관기관 등의 노력과 희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죠.

그런 이유로 고향인 우도에 더욱 많은 애정을 쏟고 있는 우근민 지사에게 우도를 다녀온 도민들은 이렇게 애원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우도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김태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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