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의 해외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제주관광공사가 출범 5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경영 수익성 악화라는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는 핵심 사업인 시내 내국인면세점 매출 둔화세 등에 따른 것으로, 해외마케팅 재원 확충과 자립기반 강화가 절실한 상황을 감안할 때 새로운 돌파구가 시급해지고 있다.

▲경영 수익성 악화, 위기 맞나=2일로 출범 5주년을 맞는 제주관광공사는 초창기 미흡한 조직체계와 운영 재원 부족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해외마케팅 활동에 주력해왔다.

이에 힘입어 2009년 63만여 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68만여 명으로 3년 만에 2.6배 급성장하는가 하면 올해에는 200만명 시대 개막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2009년 문을 연 내국인면세점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경영 흑자로 전환, 지난해 안전행정부에서 주관하는 지방공기업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다른 지역 관광공기업에 비해 우수한 경영 실적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영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본지가 지난해 제주관광공사의 경영 상황을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 44억원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으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전년도(41억원)의 30% 수준도 안되는 12억원으로 급감하는가 하면 경상이익도 26억원으로 전년(56억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매출액 순이익률이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인 4.1%로 하락, 경영 수익성 악화의 심각한 상황을 반영했다.
제주관광공사의 경영 수익성 악화는 상승곡선을 그려온 내국인면세점 매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2009년 개장 첫해 197억원으로 출발한 내국인면세점 매출은 2011년 421억원까지 급증했지만 지난해 410억원으로 첫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국인면세점 매출 하락세로 올 들어서도 7%대 감소로 이어지면서 ‘초비상’이 걸렸는데, 이로 볼때 올해에도 경영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업 다각화, 과제와 전망은=제주관광공사가 최근 애월읍 비축토지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황실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고, 성산 공유수면에 ‘레일바이크 사업’을 검토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에 나선 배경도 경영 수익성 악화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내국인면세점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수지 악화는 자체 마케팅 재원 감소로 직결되고, 이로인해 제주도로부터 마케팅 관련 사업을 단순 위탁 대행하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관광공사는 수익사업 다각화에 있어 공공성보다 수익성에 무게를 둬 적정성 논란을 초래하는 오류에 빠지면서 해외마케팅 전문조직이라는 근본적인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이로 볼때 시내 내국인면세점 확충을 비롯해 최근 설립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는 시내 외국인면세점 추진 등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 충족시키는 사업에 주력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추진으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 마케팅 전문성을 높이고 제주도에 대한 사업 의존도를 줄여나간다면 궁극적으로 자생력을 갖춘 전문 마케팅 공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문성종 한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지방공기업의 시내 외국인면세점 설립이 정부에 건의되는 등 해외 관광마케팅을 위한 공공 재원 확보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통해 통합 관광마케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형.문정혁 기자>

김태형 기자 kimth@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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