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라 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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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마두라(Madura)는 동 자바(East Java)에 속한 길쭉하게 생긴 섬으로 동서 길이가 160㎞, 남북 길이가 35㎞로 제주의 2배가 조금 넘는다. 수라바야(Surabaya) 해협에 의해 내륙으로부터 약 240㎞ 떨어져 있으며 인구는 1992년 통계로 약 300만 명 정도로 제주보다 6배가 많다. 비옥한 토양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농업, 수산업에 종사하면서 삶을 영위하다가 최근 석유, 가스와 같은 천연자원 개발 등으로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도로, 수도, 전기, 통신 등의 향상을 가져와 이제는 발돋움하는 관광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두라 섬의 전력 수요는 개발 초기인 1992년 229만㎾를 기준으로 해 연평균 증가율 약 22%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왔다. 1998년 첨두 부하는 약 756만㎾에 달하였으며 이후 증가율이 다소 감소하여 2000년에는 842만㎾를 기록, 제주의 2배 정도이다. 마두라 섬의 전력은 대부분 수라바야 해협의 해저에 설치된 해저케이블에 의해 공급되었다.

1999년 2월 19일 금요일 오후 1시30분경 마두라 섬에서는 전력 공급이 완전히 단절되었다. 수라바야 해협에 정박해 있던 선박의 닻에 걸려 해저케이블이 절단된 것이다. 해저케이블은 마두라 섬 전체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었다. 동 자바에 본부를 둔 PLN사는 복구에 약 1개월이 걸릴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 사고가 처음은 아니었다. 1995년 Ocean Capitan이라는 화물선박이 유사하게 해저케이블을 손상시킨 적이 있었고 1996년 10월 두 번째 사고가 발생하였다. 파나마 선박 Festivity의 닻이 해저케이블의 육지 쪽 항구인 그레식 항(Gresik harbor)의 전력중계소의 전력선을 파손시켰다. PLN사는 2000만 루피의 배상금을 싱가포르 소재 선주에게 요구하였다. 동 사건은 국제법정에 회부되었으나 배상금은 PLN사의 요구액에 훨씬 못 미쳤다.

PLN사는 3기의 이동식 발전기를 급파하여 전기를 공급하였으나 병원, 수도국과 같은 공공시설에 국한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2기의 이동식 발전기를 추가로 급파하였으나 역시 공공시설에만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다.

정전 사흘 후 마두라 섬에 다녀온 기자는 마두라 섬이 마치 “죽은 도시”를 연상시켰다고 전했다. 모든 도로에서 불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고 음용수를 공급하는 시설도 작동되지 않았다. 자가발전기로 극히 제한적으로만 작동되던 시설들도 작동을 멈추어 주민들은 결국 거액을 주고 물을 사서 먹어야만 했다. 통신도 마찬가지로 제한된 축전기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원격지의 경우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 디젤을 사용하는 자가발전에 의존하다 보니 운영비는 3배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오후 8시까지 영업하던 상점들은 오후가 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축전장치를 보유하지 않은 가정에서는 TV 시청도 할 수 없었다. 각 가정은 양초와 호롱불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해저케이블 절단사고 이후 3개월이 지나서야 마두라 섬에 전기 공급이 재개되었다. 우리 제주도의 경우,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전기수요가 늘어나면 삼양과 전남 해남을 잇는 전력 케이블의 건전성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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