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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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부모교육 강사>

시험 끝난 다음 다가오는 주말 엄마들은 속이 터진다. 주말에 퍼질러 노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조급해지기 때문이다. 시험 결과에 관계없이 엄마들은 자녀에게 기대하는 게 있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그 성적을 굳히기 위해, 좋지 않다면 조금 더 분발하기 위해 주말의 귀한 시간을 썼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바람은 안중에도 없이 너무나 당당하게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어느 어머니는 자녀가 피아노도 잠깐 쳐보다가 만들기를 조금 해보다가 외출한 동생이 안온다며 기다려도 봤다가 하는 모습에 안타까워 몇 마디 했더니 엄마도 마음이 무겁고 아이 또한 그리 유쾌하지는 않아 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나의 중학 시절, 혹은 주변을 돌아보자

 

시험 끝난 주말, 아이가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냈으면 하고 바라는 어머니는 중학교 때 어떻게 보냈을까? 딱 이 생각을 한 번만 해보자. 어떻게 보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공부는 하지 않았을 거다. 그렇다면 요즘 중학생 아이들의 시험 끝난 주말은 어떻게 보내는지도 한 번 생각해보자.

 

대부분 친구들과 만나 탑동이나 중앙로 등 시가지를 배회하기도 하고 영화를 보거나 노래방에도 간다. 몇몇은 피시방에 가서 몇 시간씩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좀 더 건강하게 보낸다면 친구들과 어울려 햇살 아래서 공놀이를 하기도 할 것이다. 이건 지극히 평범한 학생들의 여가활용 방법이다. 그런데 아주 특별한 아이 중에는 이 시간에도 독서실에 가거나 도서관에 가기도 할 것이다.

 

아이가 친구들과 바깥에서 나돌지 않고, 그것도 어두컴컴한 피시방에서 몇 시간씩 게임을 즐기다 온 몸에 담배 냄새나 폴폴 풍기며 돌아오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도 부득이 없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다 이렇게 보내는 주말에 피아노를 치고 자기가 평소에 관심있어 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썩 괜찮은 모습이다. 이게 결코 문제가 될 수는 없다.

 

먼저 인정하는 것도 전략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끔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엄마 먼저 아이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지금 피시 방에서 신나게 놀고 있을 텐데 너는 집에서 피아노를 치다니 우리 아들 참 멋있다!”
“시험 끝난 주말인데도 평소에 만들고 싶었던 것을 만들며 휴식하는 모습이 너를 특별하게 보이는구나.”
거기다 한 가지만 더 앞서가 보자. 아들에게 용돈을 주며
“오늘은 특별히 보너스다. 시험 공부하느라 애썼는데 오늘은 친구들과 마음껏 놀다 오렴!”

 

아들 눈치 보며 몇 마디 했다가 둘 다 유쾌하지 못한 것과 비교해보면 엄청 멋진 엄마가 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기말 고사 끝난 집의 엄마들이 모두 멋있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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