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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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굳이 꾸미려 하지 않는다.

티셔츠에 청바지 하나만으로도 반듯하고 정돈된 느낌을 준다.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세련된 멋까지 느낄 수 있다.

이 정도면 옷걸이가 워낙 좋다는 얘기다.

우리 주변을 보면 이 같은 사람들이 적지 않은 요즈음이다.

체형에 따라 멋스러운 연출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이렇듯 옷은 잘 입으면 날아갈 것 같다.

그러나 잘못 입으면 부담스럽거나 거북하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제 옷걸이를 모르고, 비싼 옷이나 명품 옷을 걸쳤다고 대단한 것인 양 착각하는 사람도 많은 세상이다.

▲한 세탁소에 옷걸이들이 걸려 있었다.

고참 옷걸이가 갓 들어온 신참 옷걸이한테 말했다.

“자네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게.”

그러자 신참 옷걸이가 물었다.

“왜 그렇게 저가 옷걸이라는 걸 강조하는 거지요?”

다시 고참 옷걸이가 말했다.

“잠깐씩 입혀지는 옷일 뿐인데도 마치 자기의 신분으로 알고선 교만에 빠지는 옷걸이를 많이 봐 왔기 때문이거든.”

동화작가 고(故) 정채봉 선생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우리에게 자신의 주제파악을 제대로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금 도내 곳곳에는 5·31 지방선거 당선과 낙선 사례 현수막들이 내걸려 있다.

대개는 열심히 하겠다거나 보내준 성원에 감사한다는 내용들이다.

특히 당선자의 경우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나 이들이 다짐대로 자신이 설 자리를 정확히 알고 처신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좀 더 겸손해지고, 좀 더 낮아진 모습을 4년 내내 유지할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지방권력의 행태가 오만과 착각, 독선, 그리고 이익 챙기기를 즐겨왔음을 우리는 숱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옷걸이는 옷걸이일 뿐이다.

아무쪼록 당선자들은 ‘옷걸이론’을 망각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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