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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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타계한 극작가 차범석씨(82)의 영결식이 그제 대한민국 예술인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은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이란 칭송을 듣는다.

이와 함께 철저한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후배들이 연극을 적당히 하거나 어물어물하면 그의 입바른 소리는 가만있지 않았다.

영원한 현역이자, 후배들을 야단치는 마지막 스승이었다. 하지만 사석에선 술도 잘 마시고, 노래도 즐겨 불렀다.

특히 자가용·신용카드·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3무(三無)’를 고집했다.

불편한 게 오히려 좋은 것이라 게 그 이유다.

고인의 ‘3무’는 소박하면서도 왠지 유별나 보인다.

▲국내에 ‘거지 성자(聖者)’로 알려진 독일인 수행자 페터 노이야르씨(62)의 생활신조는 너무 독특하다.

그는 살생을 말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1980년부터 독일 쾰른대 중앙도서관 호숫가 나무아래서 잠을 자고 있다. 또 유기농산품 상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얻어 하루 한 끼만 먹고선 종일 대학 도서관에 처박혀 독서하고 명상하는 것이 그의 일과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20년 넘게 닦지 않은 이빨은 검게 변했다고 한다.

독일 유학 갔던 한국인에 의해 발견돼 국내에도 몇 차례 ‘노숙자’ 신분으로 방한한 바 있는 그는 ‘내가 싫은 것은 남에게도 바라지 말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러면서 집·돈·여자가 없는 ‘3무’의 무소유를 실천하고 있다.

▲이렇듯 유별나고도 독특한 이들의 ‘3무’는 나름대로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범부(凡夫)로선 좀체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또 반드시 그럴 필요도 없다.

작은 실천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일상의 즐거움과 만족,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루 종일 또는 일주일 내내가 필요 없다.

그것도 단 몇 분 또는 한 주만으로도 가능하다.

이를 테면 은행권이 시도하고 있는 ‘3무 데이’ 같은 것이다.

매주 수요일을 야근·회식·약속이 없는 날로 정해 직원들의 ‘칼 퇴근’을 강제하는 방안이다.

괜찮을 것 같다.

그럼에도 독특한 ‘3무’가 그리워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정치권만 해도 명(名)과 이(利)와 욕(慾)을 쫓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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