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식재료로 '제주의 맛' 찾는 젊은 요리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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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슬로비 노아름.박새별씨
제주의 대표적인 도농복합지역인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리사무소 1층에 지난 5월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이름하여 제주 슬로비(Slobbie).

‘천천히 그러나 자기 일을 훌륭하게 해내는 사람들(Slower but better working People)’이란 뜻을 담았다.

이곳의 사장은 이제 막 스무살을 벗어난 앳된 얼굴의 노아름씨(21·여). 그녀는 함께 주방을 맡고 있는 박새별양(19·여)과 함께 청소년 요리 대안학교 ‘영셰프스쿨’ 출신이다.

영셰프스쿨은 서울시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에 기원을 둔 사회적기업 ‘오가니제이션 요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요리 대안학교다.

17세에서 22세까지의 비진학 청소년 혹은 탈학교 청소년들이 요리사로서 진로와 꿈을 키우는 영셰프스쿨 수료생들이 주인이 되는 청년레스토랑 1호점이 바로 제주슬로비다.

제주슬로비는 개점 2개월여 만에 입소문을 타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제주슬로비는 제철 생산을 곁들인 홍대 커리 등 기존 메뉴 외에도 애월 비빔밥, 제주돌빵, 한라산 미나스트리스 등 지역에서 난 식재료로 만든 로컬푸드를 만들어 호평을 받고 있다.

노아름씨는 “마을 속으로 들어가 로컬푸드를 만들고 지역 어린이 요리교실을 운영하는 등 마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계획을 듣고서 애월리장님 등 마을 분들이 흔쾌히 공간을 마련해줬다”며 “틈틈이 채소도 갖다주는데다 인근 땅을 무상으로 제공해줘 직접 농사를 짓고 수확해 요리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직후 영셰프스쿨을 찾아 요리를 공부한 노씨는 “조미료를 쓰지 않고 로컬푸드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도민과 관광객들의 반응이 좋다”며 “올리브오일과 치즈 등 일부 식재료를 제외하고는 애월읍 특산물인 취나물을 비롯해 무, 당근, 감자, 우유 등 대부분의 식재료를 신선한 제주산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노씨와 함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박새별씨는 “중학교때 친구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방황하다가 졸업 직후 영셰프스쿨에서 요리를 공부했다”며 “요리사 생활이 힘든 일투성이지만 내가 만든 요리를 먹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좋아 견뎌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관내 초등학생들과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요리교실을 운영하는 한편 수강생들의 폭을 넓혀 마을주민들을 위한 요리교실도 계획하고 있다.

정직하게 차린 로컬푸드 건강밥상을 제공하는 제주슬로비. 매달 제주에서 나온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드느라 매달 메뉴가 달라지지만 그곳에는 천천히 내리는 비(슬로비)처럼 마을과 제주인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는 젊은 요리사들이 있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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