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기원(三善祈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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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쪽 끝, 섬나라 제주도. 이곳에 출입국 자유화 파동이 일고 있다. 역사적으로 제주도에 고.양.부 삼씨 성을 가진 부족이 입도한 이래 근세 들어 몽고의 침입, 이재수의 난, 일본군의 침략과 8.15 해방, 4.3 사건과 6.25 동란, 버려진 불모의 땅, 감귤전성시대를 보내고 국제자유도시라는 대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전담기구인 개발센터 본부의 소재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정신에 입각해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제주도민이 주체가 되어 향토문화와 자연 및 자원을 보전하고 지역산업을 육성하며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해 ‘제주도민의 복지 향상’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며, 국가는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제주도는 제주도민의 참여를 통해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발전될 수 있도록 계획과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할 것이다.

약 10개월 전에도 모 방송에서 지적한 바가 있거니와 중앙정부 산하 개발센터가 제주도의 개발 운영권을 전담한다면 지방자치제도의 근본 취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개발센터 본부가 제주도 밖의 다른 지방에 둥지를 튼다면 정보화 시대를 앞서 가는 표본이라면 혹 모를까, 이는 탁상행정의 구태의연한 실례가 되지 않겠는가. 어찌되었던 간에 이 논란이 제주도민의 복지 향상을 위해서 좋은 결과로 도출되길 기대한다.

우리는 물질적인 풍요와 급속한 개발 및 발전의 틀에 익숙해져 있어 인내하며 기다리던 고유의 도민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도민의 복지에 물질적인 풍요가 최선이라 할 수는 없다. 그 누가 개발의 주체가 된다 한들 그 결과를 두고볼 때에 최소한 제주도의 삼선이 지켜지고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우선 좋은 환경(good environment)에 항상 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주어진 자연환경을 더욱 더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꾸는 그런 시대가 와야 한다. 물, 바다, 공기, 흙 모두 다 예전보다, 과거보다는 좋아지는 쪽으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환경이 건강해야 그 속의 인간사회도 건강해진다. 그러나 작금의 자연환경은 나날이 악화일로로 가고 있다.

둘째로는 좋은 이웃(good neighbor)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으면 한다. 빈자와 부자, 약자와 강자 등 사회계층 간 갈등이 없고 범죄 없는 평화스러운 마을. 대문 없고, 거지 없고, 도둑도 없었다는 삼무 정신이 살아 숨쉬는 마을. 그러나 제주도는 관광휴양도시를 뒤로하고 관광유흥도시로 변질되고 있다. 유흥도시에서 삼무 정신은 질식한다.

셋째로는 좋은 일자리(good job)가 많은 공동체 사회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 일거리가 많은 사회, 소비보다는 생산 지향적인 일자리가 많은 사회. 미래지향적인 산업이 융성하여 꿈과 희망을 키우며 젊음을 바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은 사회. 자갈밭에서 고구마를 캐더라도 보람 있던 시절은 지나가고 어째서 처마 끝마다 단란주점 안내판이 달랑거리게 되었더란 말인가.
제주도는 이러한 꿈들도 가질 수 없으며, 개발 전담기구의 눈에는 그런 기원의 싹조차 안 보이는 것이나 아닐런지. 그래서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조차 자리잡기를 꺼리는 음지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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