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을 지탱하는 유기산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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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인간의 삶과 동·식물에서 유기산은 대단한 존재 가치를 지니고 있다. 유기산은 진드기와 세균 등의 생활을 어렵게 한다. 자연에 유기산이 존재하지 않으면 인간의 삶은 상당히 피폐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유기산의 존재 가치를 망각하고 생활한다.

 

몇 가지 천연 카르복실산의 천연원천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글라이콜산(glycolic acid)의 천연원천은 주로 사탕수수, 사탕무, 구연산(citric acid)은 감귤류 과일, 젖산(lactic acid)은 신 우유, 사과산(malic acid)은 사과, 수박, 포도, 옥살산(수산·oxalic acid)은 장군풀, 시금치, 양배추, 토마토, 대황, 죽순, 그리고 주석산은 포도, 바나나 등이다.

 

팔미트산(palmitic acid)은 냄새가 없는 흰색의 밀랍모양의 고체 지방산 중 하나로 동·식물계에 널리 분포하며, 대부분 유지에도 함유되어 있다. 이것의 유도체가 공업적으로 중요하며, 도료와 그리스, 플라스틱 등에 널리 사용된다.

 

이 팔미트산은 명명의 유래이기도 한 팜유(palm oil, 기름야자 과육의 기름)와 면실유(cotton seed oil)에 상당한 양이 함유되어 있다. 면실유는 식용으로써 마가린·샐러드유와 비누·경화유 등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솔잎이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톡 쏘는 듯한 청량감을 주는 테르펜(terpene)과 팔미트산은 소나무 자신과 인간의 건강에 한몫을 한다. 푸마르산(fumaric acid)은 냉이와 영지버섯에서 제 구실을 한다.

 

이처럼 유기산은 식품에 신맛을 부여하는 동시에 식품의 pH를 낮추어 식품의 부패를 방지한다. 또한 이것은 과실 특유의 풍미를 부여한다. 과일이 유기산을 품고 있지 않으면 밋밋한 맛에 쉽게 싫증을 느낄 것이다. 즉, 유기산은 과일과 채소류를 춤추게 한다.

 

개미라는 미물도 자신을 위협하는 존재가 나타나면, 이 유기산을 뿌려 자신의 동료들을 지킨다. 개미굴에 모기향 또는 촛불 등의 위험물이 접근하면 수많은 개미들은 개미산을 분사한다. 이렇게 산을 분사한 개미들은 전사한다. 개미들도 살신성인의 정신이 투철하다.

 

글라이콜산은 분자량이 작아 흡수 및 침투력이 뛰어나고, 각질 세포를 부드럽게 해주며 피부세포 재생에 효과적인 산이다. 김치의 산미는 젖산에 의한 것이며, 간장·된장 등의 발효식품도 유산균이 젖산의 산미와 향기 성분을 생성하여 장류의 향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레산(oleic acid)은 식물성 기름으로 올리브유에 포함되어 있는 지방산의 주성분으로 오메가-9 불포화지방산이다. 호박산(succinic acid)은 버섯, 모시조개 등에 존재한다. 조개국물 특유의 시원한 맛은 이 호박산의 덕택이다.

 

소나무나 전나무에는 수액인 송진이 흘러나온다. 이러한 송진들이 뭉쳐서 굳어진 것을 ‘호박(琥珀)’이라 하는데 투명한 황색을 띤 꽤 멋진 보석의 일종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것을 이용하여 한복의 동정이나 담뱃대 또는 구슬 등을 만들기도 하였다.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 것처럼 유기산은 자연과 인간의 건강에 깊숙이 간여한다. 시금치 등 채소류와 과일류에는 유기산과 다양한 영양분이 내재되어 있으며, 이들을 상용하면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은 건강의 첩경이며, 산화질소(NO) 생성의 바로미터(barometer)이다.

 

남성들이 성적으로 흥분할 경우 특정 신경세포로부터 산화질소가 생성되어 음경의 해면체로 통하는 혈관을 확장시켜 발기를 일으킨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는 NO의 분해를 지연시킴으로써 발기 부전을 치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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