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관광 감소.개별 관광 증가 뚜렷...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여행사 육성 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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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새로운 도약, 여유법 대응에 달렸다
   
지난달 제주 관광의 이정표를 세운 연간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시대 개막은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遊客)’들이 주도했다.

그런데 지난 10월부터 중국의 관광진흥법인 여유법(旅遊法)이 본격 시행되면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실제 최근 두달 가까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감소, 쇼핑 관광의 변화 등 관광시장의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제주관광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대응 전략을 모색해본다.

▲급증하던 관광객수 ‘주춤’

중국인들의 제주 방문은 지난 1992년 한국과 중국 수교 이후 시작돼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연간 중국인 관광객은 2002년 9만명에서 2008년 17만명, 2010년 40만명, 2011년 57만명, 지난해 108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0월까지 166만명을 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77.7%에 달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9월까지 월 평균 증가율은 81.2%를 기록했다.

도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32.1%에서 지난해 64.5%까지 급상승했고, 올해도 10월까지 79%로 치솟았다. ‘부동의 1위’ 자리는 물론 중국을 빼놓고 외국인 관광객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그만큼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을 비롯한 유네스코 3관왕에 이름을 올리는 등 브랜드 가치가 상승, 중국인들에게도 ‘세계의 보물섬’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유법이 시행된 지난달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수는 한달 간 14만108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더구나 제주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 크루즈 관광객을 제외하고 항공편을 이용해 실제 체류하는 관광객은 1.5% 증가하는 데 불과, 전달에 비해 증가율이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24일 현재 6만1421명(잠정집계)이 내도, 지난해보다 1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상하이 등 제주공항과 직항노선이 있는 국제선 이용객은 61% 급증해 개별관광객 증가 추세를 반영했고, 서울 등을 경유해 제주로 들어오는 국내선 이용객은 34.6% 감소해 단체관광객 급감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여유법 시행과 관광업계의 변화

중국 여유법은 올해 4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돼 공포한 후 10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여행 중 관광객이 누릴 수 있는 권리와 지켜야 할 의무에 대한 규정, 여행사의 ‘마이너스’ 여행 비용 등 저가관광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규정 및 행정제재, 인솔자 및 가이드의 쇼핑·옵션 강요 금지 등이다.

특히 여유법을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규정 위반의 심각성에 따라 여행사에는 영업정지나 개선 명령, 영업허가 취소를, 가이드 및 인솔자에게는 자격증 일시 압수 또는 취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관광상품 가격은 상승했고, 쇼핑 수수료 관행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반면 여행업계와 외국인 전용 관광기념품 판매점 등은 단체 관광객 감소와 수익구조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홍유식 하나투어제주 대표는 “여유법에다 관광 비수기까지 겹쳐 싸늘하다. 여행업계마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제주관광 패키지 상품 가격이 50% 가량 높아졌지만 여행객 모집은 반토막이 났고, 알선 수입도 없어져 순이익도 많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이평희 제주도관광협회 외국인전용 관광기념품 판매업분과 부위원장은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겨 타격이 너무 심하다”며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표출했다.

중국 도심지 번화가를 연상시키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도 중국인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지만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신애복 연동 차없는거리(바오젠거리) 상인번영회장은 “전에는 한국인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중국인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60% 이상 줄었다”며 “상인들마다 힘들다고 아우성”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단체쇼핑 단골 장소였던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은 사실상 여행 상품에서 제외돼 어려움이 더 큰 실정이다.

하지만 대형 외국인 면세점은 여유법 시행 이후에도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씀씀이가 커지면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제주 관광 개선 방안

중국 여유법이 시행된 후 단체 관광객이 줄어드는 대신 개별 관광객 증가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질적인 성장으로의 전환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사장 양영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공영민) 등은 지속적인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부심하고 있다.

제주도는 우선 개별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상하이 시장 집중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도는 또 개별 관광객 수용 태세 개선을 위해 대중 교통과 관광지, 지역상권에서의 안내 체계 개선, 중국어 교육 추진 등 환대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주기점 항공 노선 확대와 크루즈 선박 유치 확대,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 지속 육성, 전통 시장 활성화, 명품 브랜드와 지역 생산품을 연계한 쇼핑 인프라 확충 등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제주관광공사 등 관광마케팅 유관기관은 이달 초 합동 워크숍을 통해 웨딩과 골프, 승마 등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과 프로모션 다각화 방안에 대해 전략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관광 시장 다변화 방안으로 일본 관광시장 회복을 위한 힐링·뷰티 상품 확대, 동남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한 홍콩~제주 직항 노선 활용 및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이 제시됐다.

제주발전연구원도 대응 전략으로 도내 여행사 육성 조례 제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제안해놓고 있다.

특히 도내 여행업계에서도 대형 여행사 설립이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중국 여행사가 제주 업체에 지상비(제주에서 쓰이는 여행 경비)를 적정하게 보장해줄 수 있도록 하는 국내 여행업계 보호 대책 마련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같은 대책 외에도 제주도내 소규모 자본을 주축으로 하는 관광업계와 지역상권, 대형 대기업 면세점 등과의 상생 방안 모색도 요구되고 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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