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감과 좌절감!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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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 화학과 교수>

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는 정겹고 곱다. 허공인 시간은 어떤 소리를 흩뿌리며 흘러가고 있을까? 과학 기기로부터 시간이,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시간이 만드는 소리는 다양할 것 같다. 행복할 때, 힘들 때, 고독할 때 흘러가는 소리는 다를 것 같다.

 

계곡물이 흘러가는 소리는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일까? 사과는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시간을 먹으며 자란다. 배추는 ‘아삭아삭’ 소리를 내는 시간을 섭취하면서 성장한다. 곡물을 팽창시킨 음식들은 ‘바삭바삭’ 소리를 내는 시간을 흡수하며 빈 공간을 만들었다.

 

즐거움을 만끽할 때도, 곤경에 처할 때도 시간은 흘러간다. 즉, 행복과 시련! “이 또한 지나가리라”. 숙성의 흔적을 남기면서 시간이라는 배를 타고 행복과 시련은 소리 없이 흘러간다. 만족감과 좌절감이 지나가는 소리와 흔적은 그 사람의 내면세계에 어떤 식으로 울려 퍼질까?

 

유대인 경전 주석서인 미드라쉬(midrash)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경구가 있다. “현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경계하라”는 지혜가 담긴 경구일 것이다. 교만과 자만, 좌절과 낙담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환희와 고통도 시간 속에 용해함으로써 여유롭게 생각하면서 매사에 감사하고, 묵묵히 주어진 소임을 다하며 미래를 준비하면 성숙과 행복은 늘 우리와 함께함을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알칼리금속이라 불리는 리튬(Li), 나트륨, 칼륨, 루비듐(Rb), 세슘(Cs)은 반응성이 뛰어나다. 이들은 주위 환경에 민감하다. 이들이 물과 만나면 성난 동물처럼 날뛰게 된다. 특히 루비듐과 세슘은 너무 격렬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들을 품고 있는 지역에서 한 개의 빗방울은 폭탄처럼 작용한다.

 

리튬은 금속이지만 너무 가벼워 이의 밀도는 물의 절반 정도이다. 또 흥미로운 것으로 세슘은 실온보다 조금 높은 온도에서 녹는다. 즉, 이것은 체온에서도 녹는 금속이다. 그러면 이들 금속은 일상생활과 인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알칼리금속은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열정적으로 반응한다. 이 금속들은 내일을 기다리며, 숙성의 시간을 즐기며 관망하지 않는다. 즉, 이들은 과격하고 신속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나트륨이 염소 기체와 반응해 소금을 형성할 때도 격렬하게 작용한다.

 

금은 사람들을 몰려들게 하는 ‘골드러시’(gold rushes·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현상)의 왕이며, 최후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금속이다. 순금은 24캐럿(carat)이지만, 이의 합금으로는 9·18·22캐럿 등이 있다.

 

이것은 화학적 공격에 뛰어난 저항성 때문에 불활성 금속(noble metal), 즉 귀금속이라고 칭한다. 귀금속은 진한 질산의 공격에도 잘 지탱한다. 그래서 이 귀금속을 용해시킬 때는 왕수(royal water·aqua regia)를 이용한다. 귀한 금속의 왕을 녹이는 용액이라고 왕의 물이라고 일컫는다. 이 왕의 물, 왕수는 진한 질산 1 부피와 진한 염산 3 부피의 혼합물이다.

 

외부 환경에 잘 버티면서 흘러가는 시간을 감상하면서 자신의 내면세계인 광택을 발산한다. 이 고귀한 금속은 애초부터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현실세계를 숙지·터득하고 있었다. 이것은 만족감과 좌절감의 속성을 훤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간으로부터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개인의 특성을 잘 파악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경구를 인식하고, 올 한 해를 잘 소화시킨 후 다가오는 말띠 해의 아름다운 시간을 멋지게 맞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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